"배달왕" 유창혁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유창혁9단은 29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n016배 제7기 배달왕기전 도전5번기
제3국에서 도전자 조훈현9단을 맞아 백으로 2백61수만에 7집반을 승리했다.

유9단은 이로써 종합전적 3전승을 기록하며 대회 2연패를 이룩했다.

조9단과의 역대전적에서도 1백1전 43승 1무 57패로 격차를 줄였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통신하이텔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통신프리텔이
후원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유9단은 상금3천만원을 보태 총상금이
2억6천6백만원으로 불어났다.

상금랭킹2위.

유9단은 이날 공세적으로 나서 싸움을 주도하면서 조9단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제압해 낙승했다.

두 기사는 초반 포석에서 상식대로 수순을 전개했다.

흑을 쥔 조9단은 우하귀와 하변에서 집을 만들며 실리를 쌓아갔다.

유9단은 중앙에 거점을 형성하며 전투에 유리한 세력바둑 모양새를 갖췄다.

유9단이 상변 흑진에 뛰어들며 전투는 가열됐다.

백은 상변 흑진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좌변쪽에 세력를 키워갔다.

조9단은 맞불작전으로 나섰지만 중앙전투에서 백대마를 놓치면서 전세는
기울었다.

김수영7단은 "유9단이 공즉유여(공격이 여유를 가져온다)란 격언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일지매"(유창혁)와 "제비"(조훈현)란 별명 답게 두 기사는 모두
날쌘게 공통점.

이날도 일지매처럼 반듯한 용모의 유9단은 전광석화같은 공격을 여러차례
선보였고 조9단은 제비처럼 날랜 행마를 과시했다.

검토실에선 두 기사가 비슷한 스타일이어서 서로에게 어려운 상대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이번 대국에 나선 두 기사는 초반부터 "신중한 착점"을 이어갔다.

초로의 조훈현은 나이와의 싸움를 병행해야 했다.

요즘 정신이 흐려져 실수를 연발한다고 최근 고백하기도 했다.

또 배달왕타이틀전에선 2패를 당한 터여서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졌다.

반면 신혼살림을 차린 유창혁은 "생활"이란 현실문제 앞에 서게됐다.

배달왕은 그가 보유중인 유일한 국내타이틀이어서 배수진을 치고 경기에
임했다.

특히 올시즌 8개 도전기중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점도 두 선수에게 압박감을
더해줬다.

<>. 장주주 루이나이웨이9단 부부는 검토실에서 대국을 따라 두며 시종
판세를 저울질했다.

루이9단은 중반들어 "흑이 괴로와요"라고 말했다가 다시 "혼전에 빠져들어
말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두 기사가 다음 한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족집게 처럼 맞혀
주위기사들을 놀라게 했다.

< 유재혁 기자 yoo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