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슴을 죄는 통증이 엄습하면 심장병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장병을 의심해 볼만한데도 불구하고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병원가기를 꺼린다.

특히 혈중지질농도가 높고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와 심장병위험이 높은
사람도 이를 외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일반 방사선사진을 찍는 것처럼 간편하면서도 사진의 해상도는 CT
(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에 버금가는 심장병 방사선
검사방법이 국내에 본격 도입돼 이같은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박성학 하트스캔 원장(진단방사선과)은 지난달부터 EBT(전자선단층촬영기)로
2백여명의 환자를 진단했다.

이 기기의 가장 좋은 점은 심장검사를 받을때 기존의 검사처럼 환자가
고통스러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보편적인 운동부하검사는 환자에게 심전도 측정단자를 부착한채
러닝머신에서 달리게 만들어 이상 신호를 감지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심장혈관이 절반이상 막혀야 증세를 발견할 수있어 조기발견에는
무리가 있다.

심장병으로 확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심장조영촬영도 검사자
의 0.1%선에서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 검사는 환자의 대퇴동맥을 찢고 튜브를 밀어넣어 심장까지 도달케한 후
조영제로 심장혈관의 막힌 정도를 알아보는 진단법이다.

출혈 고열 빈혈 고혈압 조영제과민반응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부작용이
생길수 있다.

탈륨 방사성동위원소를 정맥주사해 심장근육의 생존상태를 조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이물질을 체내에 주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EBT는 금속판에 전자선을 쏘아 반사되는 방사선을 환자의 등쪽에서 가슴
으로 흐르게 한다.

이때 환자가 가만히 있어도 전자선을 조사하는 각도만 변환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얻어진 데이터를 얻을수 있고 이를 조합하면 심장의 입체영상을
만들수 있다.

반면 기존의 CT는 방사선을 발사하는 전자총이 환자를 가운데 놓고
원모양으로 돌면서 입체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전자총의 이동에 적지잖은 저항이 걸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장은 쉬지 않고 뛰는데 촬영시간이 오래 걸리면 흐릿한 영상이
나온다는 것이다.

움직임이 빠른 스포츠사진을 찍을때 셔터속도가 빨라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EBT는 한장의 입체영상을 만드는데 0.05~0.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반면 CT는 1~3초가 걸리기 때문에 사진이 흐려서 심장혈관이 막혔는지
판별하기 어렵다.

EBT는 또 관상동맥에 칼슘이 침착한 정도를 가늠해줘 초기의 관상동맥경화를
조기발견할수 있게 해준다.

박 원장은 "EBT의 진단정확도는 95%에 달한다"며 "조기진단후 식사및 운동
요법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종합병원에서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삽입술을
받으면 돌연사를 예방할수 있다"고 말했다.

(02)564-3070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