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오줌소태라고 일컫는 방광염은 세균 등의 감염으로 인해 방광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여성에게는 방광의 감기라 불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방광염에 더 취약한 것은 비뇨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성은 요도가 약3cm에 불과할 정도로 짧고 요도근처에 질과 항문이 인접해
각종 세균이 침범하여 염증을 일으킬 확률이 그만큼 높다.

월경 임신 성생활 등 여성이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생리적 상황 또한 악조건
으로 작용한다.

대장균이 요도를 타고 올라가 감염되는 급성 방광염이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소변은 자주 마렵고 누고 나도 시원치 않다.

소변볼 때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백혈구가 늘어나 소변도 혼탁해진다.

환자를 더욱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만성방광염이다.

염증이 깨끗하게 치료되지 않으며 소변검사를 하면 세균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감염을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증상은 매우 경미하다.

그러나 환자는 만성적인 피로감과 소변이 시원치 않다는 느낌을 호소하게
된다.

조금만 몸이 안 좋거나 피곤하면 소변이 잦아져 아예 오줌소태를 달고
산다는 말을 하게 된다.

재발이 거듭되는 동안 방광과 신우 사이에 세균이 들어가 신우신염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아무튼 방광염은 조속히 치료하는게 좋다.

한의학에서 방광염은 소변불리 또는 임병의 범주에 해당된다.

소변불리란 앞서 설명한 방광의 자극 증상을 모두 포괄한 증후군적 성격의
병증이다.

한편 임병은 수풀 속의 나무에서 이슬이 맺혀 물이 한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모습을 빗댄 것으로 소변이 시원스럽지 못하고 찔끔거리는 상태를 묘사한
것이다.

이런 소변불리나 임병은 신 삼초 방광 등 비뇨기계를 관장하는 장부의
기능에 장애가 일어나게 한다.

따라서 치료는 주로 허약한 신장의 기능을 보강하는 보신법이나 방광의 습열
을 해소하는 이수법이 활용된다.

아울러 수분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농도가 낮은 오줌으로 방광 속을 자주
씻어낼 수 있도록 하고 방광이나 골반 내의 장기에 피가 뭉치지 않도록 몸을
차지 않게 한다.

하반신이 차지 않도록 보온에 힘쓰는 것이 예방과 치료의 기본이다.

< 안세영 경희대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