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염은 성인병과 염증질환에 만병통치약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죽염은 민간의학자인 고 인산 김일훈 선생이 지난 81년 "우주와 신약"이라는
책에서 제조법과 약성을 소개하면서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이후 식품이나 치약에 첨가되면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죽염은 서해안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3년이상된 왕대나무 마디속에 다져넣고
심산의 고운 황토로 봉한 다음 쇠가마에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펴
만든다.

대나무는 타서 재가 되고 소금은 대나무의 기를 받으면서 약성을 띠게 된다.

단단히 굳어진 소금을 잘게 부수어 모두 8번 굽고 마지막 9번째에는 소나무
장작에 송진을 끼얹어가며 온도를 1천5백도까지 올려준다.

이때 소금이 쇳물처럼 흘러내려 굳어진 결정체가 죽염.

죽염생산업체들은 죽염의 경우 단순히 염화나트륨만 있는 정제소금과는 달리
유익한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있어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나무의 맑고 차가운 기운이 인체의 염증과 열을 식혀준다고 강조한다.

전래 민간요법에서도 소금을 가마솥에 볶거나 도자기 속에 넣고 구워 소화제
소독제 지혈제 등으로 활용했다.

김일훈 선생은 죽염을 만들때 음양오행에 따른 제조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약성을 높일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계는 죽염의 성분이나 결정의 물리구조가 천일염과 전혀 다를게
없다는 입장이다.

죽염과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외에 칼슘 마그네슘 망간 등이 더 들어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죽염을 하루에 2g씩 곱씹어먹거나 죽염수를 염증부위에 바르거나 소독하는
죽염요법의 효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히려 혈압을 높이고 지병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94년 국립보건안전연구원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죽염은 항암
혈압강하 혈당강하 위궤양치료 등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

소비자보호원의 한 조사에서도 소화기계통의 부작용이 58.9%에서 발생했고
지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10.4%에 달했다.

부종(6.2%) 피부반점(5.9%) 혈압상승(3.8%)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한 관계자는 "대나무 속에 넣어 서너번 구웠거나
쇠가마에서 대충 볶은 가짜제품이 난무해 죽염을 식품위생법으로 특별관리
하고 있으나 2백50g짜리 한봉지에 3만~4만원이나 하는 고가제품을 굳이
사용할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밝혔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