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랫배와 목에 힘을 주어 부르는 노래 가운데 "메기의 추억"이라는
것이 있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로 시작되는 이 노래 가사에 나오는 금잔디가
우리나라 중남부 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잔디로 일본에서는 "고려지"라고
부른다.

금잔디라는 이름은 가을철이 되어 휴면에 들어가면서 엽색이 보기 좋은
황금색으로 단풍이 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잔디는 엽폭이 비교적 좁고 초장이 4~12cm되는 매우 고운 잔디로
관상가치가 높아 고급골프장의 티나 페어웨이에 주로 쓰인다.

부산에 위치한 동래베네스트 골프클럽의 페어웨이가 바로 이 금잔디
중에서도 가는 잎의 성질을 갖는 세엽 금잔디로 조성되어 있다.

다른 잔디와는 달리 섬세하고 밀도가 높으며 뗏장 형성 능력이 뛰어나지만
내한성이 약해 중북부 지방에서는 재배가 안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잔디이다.

이외에 우리나라 잔디로는 들잔디, 비단잔디, 갯잔디, 왕잔디가 있다.

이중 들잔디가 우리가 가장 흔히 보는 잔디로 우리나라 산야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이 잔디는 각종 환경적응력이 강해 제방뚝길, 묘지, 공원, 경기장, 경사면
녹화 등 여러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국내 골프장의 페어웨이, 러프용
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엽폭이 4mm이상으로 넓어서 페어웨이가 금잔디로 되어 있으면서 러프에
들잔디가 깔린 골프장의 페어웨이 라인 주변의 두 잔디를 비교해 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비단잔디는 엽폭이 1mm도 안되고 키가 아주 작으며 매우 고운 잔디이지만
연약해 이용에는 제약이 많아 쉽게 보기 어렵다.

갯잔디와 왕잔디는 해안에 자생하는 잔디로 염분이 높은 토양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간척지 활용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우수한 토종 잔디들이 6.25를 전후해 외국으로 유출되어
그곳에서 육종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외국 상표를 단 우리 잔디를 다시 사와야 하는 안타까운
실정에 처하게 되었다.

이렇듯 허술하게 버려진 우리 토종 잔디는 작년말부터 시행된 국제식물
식품종 보호법에 따라 법적으로 외국잔디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작년부터 안양중지의 품종특허를 시작으로 하여,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잔디를 보호하고 개발하려는 노력이 일부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 하겠다.

< 안양베네스트 GC 잔디환경 연구소장 Shkturf@Samsun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