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를 함께 치면 이혼할 수밖에 없다"

이는 아주 고전적 얘기다.

부부가 라운드하면 영락없이 한쪽 또는 양쪽 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다.

남편이 볼때 아내의 골프는 너무도 답답하다.

"아니 20야드거리에서도 못올리면 어떡해! 3퍼팅까지는 봐준다. 그런데
5퍼팅이 뭐냐. 그것도 기브를 줘야 끝나니 원, 아니 그렇게 매일 연습장에
가고도 볼도 못 맞히나. 머리 들지 말랬잖아"

점잖게 표현해서 그렇지 속마음은 이보다 더 부글부글이다.

그런 분위기를 모를리 없는 아내.

우리의 여성들은 그래도 필드에 나온게 좋아서 몇 홀은 참는다.

그러다가 은근히 열받기 시작한다.

"아니 20년 구력에도 툭하면 백을 넘기면서 날 왜 족치나. 얼굴에 주름살이
패자 인심쓰듯 골프치라 해놓고 이젠 사람 취급도 안하네. 젊어서 시켰으면
이 고생 안할 것 아냐"

이 부분 역시 온화한 표현이다.

마음은 분명 악을 쓰고 있는 양상이다.

골프를 안다는 남자들은 그래서 묵묵부답이다.

얘기해 봤자 골프가 당장 나아질 것 같지 않기 때문.

그러나 그때도 트러블은 생긴다.

"아니 몇달만에 한번 데리고 나와서 가르쳐 주지도 않는군. 이건 아주 날
무시하는 거야"

아, 해답없는 부부골프여.


<> 그러나 여성골프는 실상 위 얘기에 해답이 있다.

까짓 것 남자들이 답답해 하는 부분을 개선시키면 될 것 아닌가.

세상에 거리 안난다고 여성을 답답해 하는 사람은 없다.

"거저 먹는 부분"도 안되니까 답답한 것이다.

드라이버샷 잘 치고, 세컨드샷도 페어웨이우드로 잘 쳤다.

기적과 같이 두번만에 그린전방 20야드 지점까지 안착.

그러나 그 20야드를 3번만에 올라가면 "모든 관중들"이 기가 막힌다.

초등학생이나 할머니라도 50야드는 날리는데 단 20야드에 박살나다니.

결국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20야드 이내 거리에서 한번에 올리는 골프만 치면 여성은 OK다.

30야드도 필요없고 50야드도 필요 없다.

단 20야드이내에서만 온그린 시킬 수 있으면 당신은 남편과 싸울 일이 없다.

드라이버샷은 티업하고 치기 때문에 그런대로 나간다.

세컨드샷은 남자나 여자나 다 헤맨다.

그러니 20야드만 올리면 된다.

이것만 되면 당신이 보는 남자들 골프가 답답하게 된다.

왜? 그것조차 못올리는 남자도 많으니까.

<> 이 얘기에 여성들은 필경 반발할 것이다.

"쇼트게임은 돈(라운드 횟수)과 비례하는 법. 자주 나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는가"

방법은 "머리"를 개선시키면 된다.

연습장에선 맞지도 않는 미들아이언 빼 놓고 20야드 웨지샷에만 집중
투자한다.

그리고 어쩌다 한번 골프치러 갈때는 "두 시간 일찍가서" 퍼팅을 갈고
닦는다.

횟수가 드물면 최선의 방법이 그것밖에 더 있는가.

여성이나 남성이나 부지런을 떨고 현명하게 노력해야 골프가 정복된다.

이같은 논리 역시 남성의 시각임을 인정하지만 눈에 보이는 방법은 그것
뿐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