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성에게 가장 흔한 질병중의 하나가 당뇨병이다.

한국에는 2백30만명 이상의 당뇨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민의 5%가 이 병에 결려 있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당요병은 확산일로다.

당장 숨넘어 가는 질환이 아니라서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예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다.

특히 "한국적 당뇨병"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당뇨병을 확산
시키는 원인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체형과 발병원인이 달라 치료법을 달리해야 하는데도 서양의학 교과서의
치료지침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자신의 체형을 파악하고 치료도 여기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 일반적인 당뇨병 치료지침 =당뇨병이란 체내의 포도당이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혈액과 오줌에 남아 돌아서 생긴다.

이렇게 되면 목이 자주 마르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기운이 없고 어지럽기도 하다.

특히 방치해 두면 당뇨병성 망막증, 발이 썩는 괴저증, 신장병, 신경마비
등의 합병증을 일으켜 난치병이 된다.

당뇨병은 일반적으로 비만이 원인이다.

살이 찌면 혈액속에 탄수화물이나 지방질이 많아지고 이것이 핏속의 지방산
으로 전환된다.

혈중 지방산이 높아지면 세포는 포도당 대신 지방산을 받아들이게 돼
포도당을 남아돌게 만든다.

이밖에 고열량 식사,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도 주요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가 침입하거나 독성물질을 잘못 먹어 생기는 수도 있다.

서양적인 지침으로 본다면 일반적으로 당뇨병은 비만을 줄이는데서
시작한다.

실제로 서양에는 당뇨병 환자중 70% 이상이 비만형이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체중.kg/키의 제곱.제곱m)가 27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예를들어 몸무게가 80kg이고 키가 1.7m면 비만이다.

따라서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몸무게를 줄이는데
촛점을 맞추는 방법이 권유된다.

특히 식사량 줄이기가 강조된다.

물론 혈당강하제를 먹거나 인슐린 주사도 맞아야 한다.


<> 한국적 당뇨병의 특색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의 허갑범.이현철.남재현
교수팀이 최근 9백72명의 당뇨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당뇨환자
는 정상체중(체질량지수 20~25)이 60.2%였다.

오히려 마른 사람(체질량지수가 20미만)이 15.0%로 나타났다.

당뇨환자중 75%가 비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한국인의 당뇨병 치료는 육식위주의 비만한 서양인과 차별화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당뇨환자는 전체적으로는 비만이 아니면서 윗배만 불룩 나온
내장형 비만이 가장 많다.

복강과 내장을 구분하는 장간막에 지방이 쌓이는 경우다.

어렸을때 말랐던 사람이 30대이후 체중이 급격히 느는 경우를 들수 있다.

대게 팔 다리가 약하고 뱃가죽이 얇지만 내장기관주위는 기름이 가득찬
양상을 보인다.

이렇게 윗배만 나와도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

또 다른 유형은 영양실조형이다.

어렸을 때 영양실조에 걸렸었거나 깡술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중년에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허 교수는 "빈곤의 시대를 지나 풍요의 시대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뱃속이 갑작스레 호강하면서 생긴 질병적 변화"라고 요약했다.


<> 한국적 당뇨병 치료=물론 금주 금연 절식 등 일반적인 치료원칙을
따라야 한다.

다만 전체적으론 비만이 아니면서 배만 나온 환자의 경우 뱃살을 빼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일반적인 비만환자인 경우 절식과 함께 달리기 산책 자전거타기 등산
배드민턴 같은 운동을 권유한다.

전체 근육의 3분의 2가 하체에 있어 하체근육을 발달시키면 혈당이
글리코겐으로 전환돼 흡수되기 때문이다.

가는 허리, 굵은 다리가 치료의 요체다.

특히 내장형비만인 경우엔 식사량을 줄이는 것보다 운동에 더 주력해야
한다.

영양실조형 당뇨병의 경우는 전체 섭취열량중 단백질의 비중을 20%선으로
높이는데 신경써야 한다.

단백질의 보고인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등을 무조건 기피해서는 안된다.

다만 기름을 걸러내고 단백질만 선별해 먹는게 중요하다.

아직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배가 나온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정상인과 당뇨병의 중간단계인 당불내성을 가려내는 검사를 받는게 바람직
하다.

정상인의 경우 공복때 혈당치가 1백40mg/dl이하, 식사후 두시간째는
2백mg/dl 이하인데 상한에 육박한 사람들은 미리 운동과 식사조절로 당뇨를
막아야 한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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