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듀발(27.미).

그런 그에게도 눈물이 있었다.

미국 프로골프사상 처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같은 날 투어타이틀을 안은
것이다.

아버지가 시니어투어에서 우승컵을 받은지 두시간뒤 아들도 시상대에
올라섰다.

듀발은 이 우승으로 타이거 우즈(23.미)를 제치고 처음 세계랭킹1위가 됐다.

출전선수들이 90년대 투어사상 세번째로 막강했고 메이저대회와 유사하게
세팅된 코스에서 우승함으로써 그동안의 세계랭킹 논란도 종식시켰다.

듀발은 29일새벽 플로리다주 소그래스TPC(파72)에서 끝난 99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합계 3언더파 2백85타를 기록, 스콧 검프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그는 아일랜드그린으로 유명한 17번홀(1백32야드)에서 천금의 버디를 낚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총상금 5백만달러중 그의 몫은 90만달러(약 11억원).

올 시즌 벌써 3승을 올리며 2백10여만달러를 챙겼다.

듀발은 이로써 최근에 출전한 33개대회중에서 10승을 낚았다.

세번 나가면 한번은 우승한다는 얘기다.

특히 그는 정상급 선수들이 나오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투어챔피언십
메르세데스챔피언십 3개대회에서 모두 우승, "해트트릭"을 이루었다.

이것이 바로 메이저대회 우승없이도 세계랭킹1위에 오른 세번째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타이거 우즈는 이 대회에서 6위안에 들었으면 세계1위를 유지할수 있었다.

그러나 합계 3오버파로 공동10위에 머물렀다.

우즈는 최근 41주를 포함, 모두 65주동안 세계1위자리를 차고 있었다.

<>.듀발의 아버지 밥은 같은날 플로리다주 무어즈GC(파70)에서 끝난 미국
시니어PGA투어 에머랄드코스트클래식에서 3라운드합계 10언더파 2백타로
프로입문후 첫 정상에 올랐다.

2위를 2타차로 제친 것까지 아들과 같았다.

밥은 PGA투어 시절 82탈라하시오픈에서 19위에 오르며 1천2백83달러를 번
것이 최고성적이었다.

클럽.티칭프로를 전전하다가 97년 시니어투어에 입문했했다.

생애 처음으로 거금(우승상금 16만5천달러)를 받아쥔 밥.

조금뒤 아들의 시상식장면이 TV에 나오자 그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