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끝난 미PGA투어 혼다클래식은 "두가지 골프게임"을 다시 보여주었다.

그 두가지 게임은 평상시의 게임과 압박감속에서의 게임이다.

우승여부를 결정짓는 싯점의 골프는 그 이전의 골프와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3라운드까지 2타차 선두였던 에릭 부커(35,미국)가 그 주인공.

그는 최종라운드 13번홀까지 중간 합계 13언더파로 역시 단독선두였다.

그 스코어를 유지하면 두말없이 우승.

그러나 그는 마지막 5개홀에서 무려 5오버파를 쳤다.

우승은 4라운드합계 11언더파 2백77타의 비제이 싱(피지)에게 돌아갔다.

<>플로리다주 헤론베이의 TPC(토너먼트 플레이어스 클럽) 코스(파72)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는 시속 50km이상의 강풍이 휘몰아 쳤다.

그러나 부커의 몰락을 바람탓으로 돌리기엔 우승찬스가 너무도 좋았다.

결과적으로는 최종 5개홀에서 2오버파를 쳐도 연장이 가능한 위치였었다.

그는 16번홀(파5-5백34야드)에서 2번아이언 세컨드샷이 토핑이 되며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더블보기.

프로들의 토핑은 사실 아주 구경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부커는 17번, 18번홀에서도 2~3m 파 퍼팅이 모두 짧으며 연속 보기를
기록했다.

홀 직전에서 멈추는 그런 퍼팅도 무명 선수의 어쩔수 없는 부담을 나타낸다.

그는 이날 5오버파 77타(35-42)에 합계 8언더파 2백80타로 공동 3위에
그쳤다.

<>비제이 싱에게는 우승의 이유가 있다.

그는 막바지 3개홀에서 무려 5번이나 드라이버를 잡는등 극히 공격적으로
쳤다.

파5홀들인 14,16번홀에서는 티샷에 이어 세컨드샷마저 드라이버로 갈기며
바람을 뚫었다.

그는 파3홀인 15번홀에서도 드라이버로 티샷했다.

2백22야드로 길긴 했지만 드라이버로 온그린 시킨 것은 극히 드문 케이스.

3라운드까지의 5타차 열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칠수 밖에 없지만
따라붙는 골프엔 압박감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싱은 이날 이글1, 보기2, 버디3개로 69타를 치며 46만8천달러의 상금과
투어 8승째에 성공했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