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빙빙돌고, 쓰러질것 같고, 물건이 두개로 보이는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어지럼증.

흔히 빈혈 저혈압 고혈압에 의한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하거나 뇌졸중
또는 심장병의 징후가 아닌가 크게 걱정하지만 이를 일으키는 원인은 너무
많다.

인간은 눈으로 들어온 시각정보와 전정기관이 느끼는 위치인식을 종합해
균형을 잡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전정기관 전정신경 말초신경 중추신경
뇌간 소뇌 등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생기게 된다.

대표적인게 신체평형유지를 담당하는 귓속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있는 진성
현훈이다.

이는 다시 말초신경에 의한 것과 중추신경에 의한 것으로 나뉜다.

말초성 현훈은 내이의 전정기관및 전정신경이 중추신경계에 연결될때까지의
경로에 이상이 있는 경우다.

어지럼증에는 다음 5가지 질환이 가장 흔하다.

<> 메니에르씨병(귀울림병의 하나) =과거에는 삼방고리에 담겨 있는
림프액의 내압이 높을때 생긴다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은
밝혀진게 없다.

발작적인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나다 점차 빈도수가 감소하면서 수년간
유지되고 병이 악화돼 내이가 파괴되면 어지럼증의 빈도도 줄어드는 경향을
띤다.

발작시에는 귀울림이나 귀먹먹함이 나타난후 현기증이 생기고 얼굴이 창백
해지며 식은땀을 흘리며 구토하게 된다.

이같은 증상은 30~1백20분가량 지속되는데 보통 하루를 넘기지는 않는다.

방치하면 2~3년후에 난청이 된다.

치료는 환자를 안정시키고 약물을 복용한다.

내이의 림프액 내압을 낮추기 위해 저염식을 하면서 푸로세미드 등 이뇨제
나 글리세린같은 고삼투압제를 투여해 림프액의 수분을 배출시킨다.

급성기에는 신경안정제나 항현훈제를 쓰기도 한다.

이런 치료가 효과가 없을때에는 림프액이 담긴 내림프액낭, 또는 전정신경
이나 전정미로를 절제하는 수술이 시도될수 있다.

<> 전정신경염 =전정신경이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될 경우 생기는 것으로
의학계는 보고 있다.

돌발적으로 위치감각을 상실하는 어지럼증이 발병한후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호전된다.

난청이나 다른 신경장애는 생기지 않는다.

급성기에는 어지럼증을 감소시키는 약을 쓰며 안정을 취하고 심한 증상이
줄어들면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해서 빨리 평형기능이 재활되도록 한다.

<>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증 =전정기관안의 이석이 노화 충격 감염
등에 의해 떨어지면 생긴다.

머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일때마다 어지럼증과 눈동자 떨림이 나타난다.

40세이상 여성에 주로 나타난다.

전문의 진단후 머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기울이면서 진동을 줘 이석을
제자리로 옮기면 90% 이상에서 증상이 호전된다.

<> 전정미로염 =세균 바이러스 진균 원충에 의해 미로가 감염됐거나
독성물질 면역과잉등에 의해 미로에 염증 구멍 종양이 생긴 경우다.

어지럼증 난청 구토 눈떨림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항생제나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 청신경종 =전정신경의 신경섬유초에 종양이 생긴 것으로 수술로 제거
한다.

보통 어지러운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출혈이나 부종이 수반되면
메니에르씨병과의 감별이 어렵다.

중추성 현훈은 뇌간및 소뇌 또는 이것과 전정기관을 연결하는 경로에
이상이 생길때 나타난다.

이부위가 뇌졸중이나 종양에 의해 혈류가 억제될때 증상이 나타난다.

말초성 현훈과 증상의 양상이 크게 다르므로 비교적 쉽게 감별할수 있다.

신경과나 신경외과를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도움말: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승현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