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에서는 눈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신발도 신지 못한 성냥팔이 소녀가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나머지 성냥
한개피를 켜서 몸을 녹인다.

소녀는 그 성냥불 밑에서 거위 통구이요리를 환상으로 본다.

안데르센은 이렇게 묘사한다.

살구를 넣어 요리한 거위 통구이라고.

그만큼 유럽에서는 육류요리에 살구씨를 많이 쓰고 있다.

살구가 연육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살구"는 한자로 개를 죽인다는 뜻인데 그 의미는 개고기를 비롯해서 온갖
육류를 잘 소화시키고 연육시킨다는 것이다.

까닭에 육류먹고 체했을 때에는 살구를 약으로 쓴다.

소화기능도 강화하며 식욕도 돋군다.

고려시대에는 "행당"이라해서 살구씨를 넣은 엿이 성행했다.

살구는 비타민A와 포도당 유기산 등이 풍부해서 피로회복에도 좋다.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며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살구씨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살구술을 담그면 씨를 빼지 않는게 원칙이다.

특히 살구씨는 폐기능을 강화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감기 몸살로 목이 아프거나 쉬었을 때 또는 가래가 끓고 기침이 오래 낫지
않을 때에는 예로부터 살구씨 속을 찧어서 죽을 쒀 먹었다.

즉 쌀 반컵을 불린 것에 살구씨 7알을 씻어 믹서에 곱게 갈아 죽을 쑨후
소금으로 간을 맞춰 먹는다.

또 살구씨에 들어있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은 몸안의 효소에 의해 암세포
를 분해하는 물질로 변화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암의 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해 평소에 살구씨를 볶아 기름을 짜서
소량씩 복용하는게 좋다.

미용을 위해 외용할 수도 있다.

동의보감에도 살구씨 기름에는 미백효과가 있어서 피부를 맑고 희게 해준다
고 했다.

살구씨에는 올레인산 리놀레인산 등의 불포화지방산과 다양한 미용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살구기름은 피부건조증도 막아주고 아토피성 피부에도 좋을뿐만
아니라 기미나 여드름도 없어지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것도 개선해준다.

물론 살구씨로 술을 담그어 먹어도 건강증진을 위해 좋다.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살구씨를 용기에 7%정도 담고 같은 양의 설탕을
넣은 다음 살구씨 부피의 3배 정도 되는 소주를 부어 밀폐한 후 3개월 가량
숙성하면 된다.

20ml씩 하루에 한번 공복에 마신다.

예부터 "살구나무 숲이 있는 곳에 염병이 돌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살구는 질병을 이겨낼 저항력을 키우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 해성한의원 원장 >

(02)3442-4718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