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가 왜소해지고 있다

1969년 달나라를 정복한 인간의 능력은 골프에서도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10년전만 하더라도 3백야드 드라이버샷은 꿈의 거리로 여겨져 왔으나
이제는 프로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들도 그 거리를 정복하고 있다.

그 모두는 장비 발달이 주 요인.

현 싯점에서 클럽이나 볼 메이커들이 "더 멀리 더 정확히"날리는 용품을
개발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볼의 경우 무게를 조금만 더 주면 얼마든지 멀리 나는 볼을 만들수 있고
클럽역시 샤프트 길이를 늘리면 장타가 날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기술개발을 한없이 허용하면 코스가 왜소해 진다.

원온이 되는 파4홀은 파4홀로서의 의미가 없어지고 기존에 파 놓은
페어웨이 벙커를 캐리로 모두 넘기면 그 벙커는 트러블로서의 의미가 없다.

<>17일 발표한다

USGA(미골프협회)나 R&A(영국왕실골프협회)가 골프규칙을 통해 용품 스펙을
제한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볼의 경우 그들 테스트장치로 캐리와 런을 합해 2백80야드에서 6%이상 더
나가는 볼은 공인구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용품이 발달했다고 전세계 모든 골프코스를 개조할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최근 USGA는 더 많은 "제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 같다.

USGA는 헤드의 크기나 샤프트의 길이 그리고 볼의 재질 등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올 US오픈 개막하루전인 17일 이문제에 대한 그들의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거스타도 항복했다

사실 골프장측도 장비발달과 더불은 프로들의 기량향상에 항복하는
추세이다.

대표적인 곳이 매스터즈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

오거스타의 윌리엄 존슨회장은 최근 코스개조를 공식 발표했다.

그 내용은 <>5백55야드의 파5홀인 2번홀 길이를 25야드 더 늘리는 한편
<>5백야드 파5홀인 15번홀은 페어웨이 오른쪽 둔덕을 없애면서 그 자리에
나무들을 심기로 했다.

또 <>4백야드 파4홀인 17번홀도 페어웨이 왼쪽에 나무를 심는다.

이 모두는 보다 정교한 티샷을 요구하기 위한 것.

2번홀의 경우 이제는 대다수 프로들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를 캐리로
넘기기 때문에 그 벙커의 의미가 없어진 상태이고 15번홀의 경우 페어웨이
오른쪽 둔덕을 방패삼아 누구나 편안하게 드라이버를 뽑아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 골프장도 이젠 장타앞에 두손 든 셈이다.

<>골프는 쉽게 즐겨야 한다

USGA의 발표내용이 어느정도일까는 아직 알수 없지만 업계의 반발은 거셀수
밖에 없다.

클럽스펙의 제한은 "일반골퍼들이 보다 쉽게 골프를 즐길수 있는 길"을
가로막는 처사라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어쨌거나 오거스타의 코스개조 결정에 대해 골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
것인가.

명코스의 전통의 오버사이즈 드라이버앞에 과연 무릎을 꿇어야 하는가.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