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터즈는 첫날부터 긴장됐다.

분위기도 긴장됐고 스코어도 긴장됐다.

1언더파 71타, 공동5위라는 우즈의 포지션이 그걸 증명한다.

이날 경기에선 특히 튀어나간 선수도 없고 크게 무너진 "유명선수"도
드물다.

우즈라는 존재는 선수들간 경쟁강도를 높이면서 아주 긴박한 대회흐름을
구축하고 있다.

선수들은 거센 바람속에 입술이 타는 모습이었고 그 와중에 매트 쿠처라는
아마추어가 이날의 영웅이 됐다.

이곳시간 9일 총88명이 출전한 가운데 미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
-6천9백25야드)에서 개막된 제62회매스터즈 첫날은 하루종일 시속
45km내외의 강풍이 불며 선수들을 악전고투케 했다.

"천하의" 우즈도 18개홀중 고작 8개홀에서만 파온을 시켜 44.4%의
파온률를 기록할 정도.

"전날 내린비로 그린이 소프트해지지만 않았다면 그누구도 언더파가
힘들었을 것"이라는게 이날 선두 프레드 커플스(38)의 첫마디였다.

1라운드 결과 무려 41명(74타까지)의 선수가 선두와 5타차이내에 포진하는
등 밀집경쟁을 나타냈다.

다음이 1라운드를 장식한 3인방 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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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커플스

92년 챔피언 커플스는 이날 3언더파 69타(33-36)를 치며 단독선두를
마크했다.

그는 1번홀부터의 3연속버디를 포함, 버디7에 보기4개를 기록했다.

커플스는 이날 저 유명한 12번홀(파3-1백55야드)에서 볼이 물위 20cm지점에
멈추는 행운도 있었다.

그는 오른쪽 신발을 벗고 들어가 쳤지만 보기를 피할수는 없었다.

그의 3언더파 선두는 예년대회 선두가 대개 5-6언더파였음을 감안할때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접전을 의미한다.

<>타이거 우즈

우즈는 이날 버디4, 보기3개를 기록했다.

버디는 파5홀에서만 3개였고 보기는 파3홀에서 2개였다.

내용을 보면 "골프의 수수께끼"가 다시 드러난다.

97대회 백나인에서 단 한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았던 우즈는 이날 백나인
아멘코너(개울물을 끼고 도는 11번홀 그린부터 13번홀까지를 뜻하며 여기서
무너지는 선수들이 많다)의 희생자가 됐다.

11번홀(파4-4백55야드)에서 그린미스후 1.8m파퍼팅을 실패한 우즈는
12번홀에서도 볼이 그린너머 벙커에 빠지며 연속 보기였다.

12번홀의 이날 거리는 1백43야드였는데 그 거리를 못맞췄다는 것이 바로
이날 바람의 위력을 입증한다.

8개홀에서만 파온을 시키고도 1언더파를 친것도 그의 "마법적 쇼트게임"의
증명서.

6번홀(파3-1백80야드)의 경우 볼이 그린 오른쪽으로 날려 15m가량의 미묘한
어프로치(핀까지의 그린간격도 3m정도에 불과했고 내리막이었다)를 해야
했는데 그걸 1.2m로 붙이고 붙인후에는 넣어서 파로 막는 것.

그걸 죄다 했으니 대단하긴 대단하다.

<>매트 쿠처

매스터즈는 전년도 챔피언과 전년도 미국아마챔피언이 첫날 한조를
이루는게 관례.

타이거의 프로전향후 지난해 아마왕좌에 오른 쿠처(19, 조지아공대)는
이날의 히어로였다.

그는 15번홀 더블보기를 할때까지 2언더파를 치며 잠시 공동선두에 나섰고
스코어상으로도 내내 우즈를 앞서가고 있었다.

분위기상으로도 그는 우즈를 제쳤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스타를 갈망하는 법인가.

12번홀로 걸어들어 올때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쿠처를 격려했다.

19세의 아마추어가 우즈에 앞서가는 모습은 모두를 흥분케 했다.

15번홀(파5-5백야드)에서 쿠처는 투온을 노리지 않고 레이업을 했으나
1백6야드를 남기고 친 웨지샷(서드샷)이 둔덕에 맞고 뒤로 굴러 퐁당했다.

5온2퍼트의 더블보기.

그렇지만 버디4에 보기2, 더블보기1개의 이날 이븐파 72타(공동11위)기록은
아마추어로서 결코 상상하기 힘든 호성적이었다.

< 오거스타 내셔널GC=김흥구 전문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