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자 매서운 바람을 가르며 비상하는 겨울철새들의 장관이
더욱 눈부시다.

하늘을 가득 메우고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철새떼나 강물을 박차고
튀어오르는 앙증맞은 철새들의 모습은 어느 것 하나 놓칠수 없는 한폭의
그림같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과 전북 군산시가 마주보고 있는 금강하구둑.

이곳은 지난해 환경부가 처음 실시한 "철새종합센서스"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철새가 서식하는 곳으로 밝혀졌다.

자녀들과 손잡고 현장관찰학습을 할 수 있는 탐조여행을 떠나보자.

금강하구둑 인근 익산에는 근년에 생긴 왕궁온천이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으며 서천한산모시타운, 익산왕궁리미륵사터등 유적지도 많다.

<>금강하구둑=전북 장수군 팔공산에 그 원류를 두고 충북 영동과 대전
공주 부여일대를 활모양으로 감싸고 돌아 군산으로 흘러나오는 강이
금강이다.

금강하구를 가로 지르는 길이 1천8백41m의 금강하구둑은 농어촌진흥공사가
10년의 공사끝에 완공한 것으로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았다.

몇년 전에는 군산에서 장항을 가려면 뱃길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구둑이 생김으로써 군산에서 장항사이를 단숨에 차량으로
왕래하는 교통로가 뚫리고 주변경관도 상전벽해를 느낄수 있을 정도로 달라져
관광객들이 몰리는 명소가 된 것.

작년 2월부터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실시된 철새센서스에 따르면
금강하구의 경우 철새수는 총 25만8천여마리에 달했다.

금강 다음으로는 아산만 삽교천, 서산 천수만, 한강, 논산저수지순이었다.

금강하구에는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새 저어새 검독수리 원앙고니
쇠부엉이등과 백로 흰이마기러기 청둥오리 흰갈매기등의 철새들이 많이 눈에
뛴다.

충남도는 2000년까지 서천면 마서면 도삼리 일대 금강 하구둑에
66만평방m 규모의 철새공원을 만들 예정이다.

하구둑 주변에 먹이식물 1만그루를 심고 20배율짜리 고성능 망원경과
의자등 휴게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천면 한산면 성산리 일대에 길이가 4~5km나 되고 폭이 1백~2백m나
되는 갈대군락지가 조성돼 있다.

이 곳은 특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부터 겨울철새가 많이 몰려들어
흔들리는 갈대와 어울려 한바탕 군무를 추는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배를 타고 "갈대숲"으로 접근하면 놀란 새들이 황급히 날아오른다.

청둥오리와 왜가리들이 하늘을 온통 덮어버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갈대섬은 하구둑이 생겨 물흐름이 약해지면서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모래섬이다.

금강유원지는 하구둑이 있는 군산시 내흥동과 익산시 성산면일대를
포함한다.

내수면을 타고 상류로 올라가면 강변에 이어진 갈숲과 그 배후에 펼쳐져
있는 돌산(1백m)과 오성산(2백30m)의 높지 않은 구릉지가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이 주변에는 생선횟집을 비롯 음식점과 숙박시설들이 자리잡고 있다.

군산시에서 추진중인 진포기념관 동물원 골프장과 각종 레포츠시설이
들어서면 전국에서도 손색없는 관광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문의 농어촌진흥공사 금강사업단 (0654)64-0422.

<>왕궁온천 =장항에서 자동차로 약 40분정도 떨어진 전북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에 있다.

예부터 마을앞 논 가운데 있는 우물에서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물이 나와
이곳을 "온수동"이라 이름했다 한다.

지난 94년 10월에 문을 연 왕궁온천의 온천수는 천연알칼리성 나트륨성분
으로 수온은 26.4도 정도.

신경통 만성습진 만성부인병 화상치료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백여명을 동시 수용할수 있는 남녀사우나와 숙박시설(40실) 한식당
노래연습장과 세미나시설도 갖추고 있다.

숙박료는 하루에 2만5천원, 입욕료는 4천원이다.

문의 왕궁온천 (0652)291-5000.

이 곳에 왔다면 서천군 한산면에 있는 한산모시관도 빠뜨릴수 없는
곳이다.

한산모시관은 부여로 빠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서천군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한산 세모시는 그동안 화학섬유에 밀려
명맥만 유지해 왔으나 지난 93년 대규모 한산모시관을 건립하고 전통의
계승 발전에 힘쓰고 있다.

현재는 연간 5만필 정도가 생산된다.

한산모시관에서는 각종 모시제품과 모시공방에서 직접 모시를 짜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다.

[[ 여행메모 ]]


호남고속도로 익산IC를 빠져나와 익산~군산~개정면을 거쳐 29번국도를
타고 4km정도 더 가면 금강하구둑이 나온다.

하구둑을 지나자마자 우회전, 양화면 원당리에서 다시 우회전해 농로를
지나면 철새가 많은 갈대군락지에 이른다.

장항은 기차와 버스로 둘러보기에도 불편함이 없는 곳이다.

고속버스로 군산에 들어가 군산에서 장항간은 도선(금강호)으로 건너고,
돌아올때는 장항선 열차를 타면 겨울바다와 들녘의 풍광을 마음껏 감상할수
있다.

장항선열차는 하루 14편 운행된다.

장항읍에서 금강하구둑까지는 시내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소요시간은 15분정도.

군산항쪽 부둣가에 즐비한 횟집에 들르면 신선한 활어회맛이 일품이고
장항 도선장앞 아구탕집은 이곳의 별미다.

장항아귀는 웬만한 홍어만큼씩이나 커다랗고 그 육질 또한 뛰어나서
대한민국 제일로 친다.

장항읍에 있는 온정집((0459)956-4680)에서 기름기없는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