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생충약은 예전보다 효과가 확실하지 않은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80년대까지 주종을 이루던 "피란텔 파모에이트"성분의 기생충약은 기생충의
신경및 근육을 마비시켰다.

이로써 기생충이 축 늘어졌을때 대변과 함께 밀려나오면 사람들은 구충제
복용후에 충분한 쾌감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80년대후반부터 이 약이 "플루벤다졸" "알벤다졸" "메벤다졸"
등으로 대체되면서 시원한 느낌을 갖을수 없게 됐다.

최신약들은 기생충의 장관세포에 도달, 미세소관에 변형을 일으키고
당대사를 억제시켜 굶겨죽이는 것이므로 실제로 충체가 빠져나오는데
4~5일이 걸린다.

그래서 구충효과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흔히 구충제 복용후
며칠이 지나 먹은 사실을 깨끗이 잊고 기생충이 녹아없어졌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냥 지나치게 된다.

위생상태의 개선으로 대표적인 기생충인 회충 편충 요충 십이지장충
등 장내선충의 국내감염률은 0.5%미만으로 낮아졌다.

따라서 1년에 1~2번 구충제를 먹도록 권장하는 것은 낭비일수 있다.

오히려 육류 어류 패류 갑각류 등을 날로 먹었을때 각종 흡충(디스토마)
조충에 감염될 우려가 크다.

또 신종기생충 해외유입성기생충 기회감염성기생충(인체저항력이 떨어질때
기승을 부림)의 확산과 창궐이 우려된다.

기생충의 진화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생충 박멸은 날음식을 즐기는 성인과 스스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지켜나갈수 없는 13세이하의 아이들에게 더욱 강조된다.

따라서 이들은 흡충 조충을 박멸하는 프라지콴텔이나 선충을 박멸하는
벤다졸계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