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의 세계는 분명 다르다.

어제 등장했던 그 남자프로도 동반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라운드 초반 그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아마추어 동반자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동반자들은 "프로의 거리도 그저 그런 수준이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욱이 그는 2번홀에서 3퍼트 등으로 더블보기까지 했다.

5홀이 끝난후 그의 스코어는 3오버파였다.

그늘집에서 그는 "오늘은 75타나 치겠군"하며 혼잣말을 했다.

물론 동반자들은 "벌써 3오버파인데 웬 75타"라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은 라운드후 프로의 세계를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그 이후 버디3개에 보기1개에 그쳤다.

스코어는 73타.

사실 스코어보다 더 인상 깊은 것은 그의 "거리 조정"이었다.

그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홀마다 들쭉 날쭉했다.

마음껏 치면 동반자들보다 30~40야드는 더 나갔지만 그렇게 치는 홀은
불과 서너개에 불과했다.

"언제나 최대한 멀리"가 불변의 원칙인 아마추어들로서는 "줄이고
늘리는" 그의 드라이버샷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홀마다 분석을 해야죠.타이트한 홀에서는 페어웨이 키프를 우선으로
하고 거리가 필요한 홀에서는 좀 세게 치고. 뭐 그렇게 치는거죠. 사실
아이언이야 웬만한 클럽으로도 대개 온그린 될테니까 티샷 거리를 좀
줄여도 별 상관이 없지요"

그는 우승도 없고 현재는 시합도 뛰고 있지 않는 프로지만 그 "골프
세계"에는 역시 "많은 배움"이 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