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보호도 좋지만 골퍼들의 안전사고예방이 우선돼야 합니다"

최근근 고무징골프화 착용 의무화를 실시하는 골프장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는 국내 현실을 고려치 않은 일방적인 처사라는 한 주말골퍼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한다.

그린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미국에서 시작된 고무징골프화 의무화는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것.

주말골퍼인 Y씨는 지난 12일 새벽 신라CC에서 고무징골프화를 신고
라운딩을 하다가 미끄러지는 봉변을 당했다.

동코스에서 출발한 그는 2번홀 그린주변 러프에서 어프로치샷을 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새벽에 서리가 내린데다 자세히 살펴보니 잔디 바닥에 살얼음도
있었다는 것.

그는 부상을 입지않아 라운드를 마칠수 있었으나 쇠징골프화를 신었다면
보다 자유스럽게 라운드를 할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신라CC에선 고무징이나 쇠징 골프화를 자유롭게 착용케 한다고 전제를
달은 그는 최근 안양베네스트 곤지암 서서울CC 등 고무징골프화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곳이 늘어나 라운딩할때 습관적으로 이를 신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양등 일부 골프장들이 고무징 골프화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는 배경은
그린을 보호하는데 쇠징보다 탁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고무징은 코스관리에 들어가는 예산과 노력이 덜 들어가는데다 잔디의
마모를 최소화시켜 그린빠르기를 유지케 할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시아나CC는 이같은 고무징 착용추세에 반대로 나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서리 빙판 등으로 미끄러움이 심해질 동절기가 다가옴에 따라 회원들에게
오히려 쇠징골프화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잔디 보호도 좋지만 내장객들의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아직 국내에서 고무징 착용 의무화가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동절기 동안만은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쇠징골프화를 사용케 하는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린관리가 잘됐다해도 그곳에서 미끄러져 부상을 당하는 골퍼들이
속출할때 책임소재는 명백할 것이기 때문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