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전종목을 석권하는 사상 최대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은 24일 오전 (한국시간)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막을 내린 제39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김경호 (상무)와 김두리 (전주여고)가 남녀
개인전에서 우승한데 이어 단체전에서도 남녀팀 모두 금메달을 획득,
4종목을 모두 석권했다고 선수단이 알려왔다.

한 나라가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한 것은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을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호는 이날 남자 개인전 8강에서 휘시 저스틴 (미국)을 1백11점대
1백8점으로 제압한 데 이어 준결승에서 선배 장용호 (한남투자신탁)를
1점차이인 1백12점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벨기에의 크리스토퍼를
피말리는 접전끝에 1백8점-1백7점을 마크, 1점차로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어 벌어진 여자 개인전에서도 8강과 4강에서 강현지 (강남대)와
김조순 (홍성군청) 등 선배들을 누르고 결승에 오른 신예 김두리가 독일의
폴 코멜리아 마저 1백5-1백2로 제압, 정상에 올랐다.

또 준결승에서 챔피언들에게 졌던 장용호와 "96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조순은 3 4위전에서 우에무라 다이타 (일본)와
노비카 요안나 (폴란드)에 각각 승리해 동메달 2개를 추가했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단체전에서도 여자팀이 16강부터 압도적인 점수차로
상대팀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라 우크라이나를 2백43점대 2백39점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한국 남자는 이어 16강과 4강에서 핀란드와 러시아팀을 맞아 4점차로
추격을 당하는 등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결승에서 노르웨이를 10점차인
2백54점대 2백44점으로 제치고 마지막 남은 금메달마저 획득했다.

러시아와 터기는 각각 2백52-2백35점을 기록, 남녀단체 3위를 마크했다.

이로써 남녀부의 김경호와 김두리는 나란히 2관왕이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