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리버CC는 10년 20년이 지나도 항상 새로운 느낌을 갖게되는
명문골프장이 될 것입니다.

자연을 최대한 살리고 초보자부터 싱글골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골퍼들이
항상 도전적인 자세로 라운드에 임해야하는 흥미로운 코스이기 때문이죠"

오는 98년 9월 개장예정인 실크리버CC (충청북도 청원소재.대표
박정순)의 코스설계를 담당한 그레이엄 마시(53.호주)는 코스이념을 이같이
밝히고 한국에도 곧 국제적인 코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초 시니어 메이저대회인 97US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시니어골퍼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마시는 호주의 바인즈 리조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장을 여러개 만든 코스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실크리버CC를 감리하기 위해 방한한 그레이엄 마시를 입국당일인 1일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실크리버CC의 특징을 말한다면.

"우선 원그린을 꼽을수 있죠.

한국골프장의 대다수가 투그린을 택하고 있는데 이는 시대에 뒤진
것입니다.

세계 1백대 골프장중 투그린은 한곳도 없습니다.

투그린은 지난50년대 사계절의 특성과 설계기술의 한계를 느낀 일본이
처음으로 도입한 것인데 한국과 일본에서만 유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산악지형이 많다.

산악지형코스는 익숙하지 않을텐데.

"오히려 산악지형이 평지보다 재미있는 코스를 만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골프장들 대부분은 산을 지나치게 깎아서 만든 계단형코스가
많기 때문에 홀마다 특징을 느낄수 없습니다.

실크리버CC는 아기자기한 산세를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홀마다 뚜렷한
개성이 있어 라운드가 끝나면 1~18번홀까지 전코스를 쉽게 외울수 있을
것입니다"

-20년이 지나도 지루하지 않는 코스란.

"평탄한 페어웨이는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코스설계 철학이라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처음엔 코스공략이 힘들지라도 오르막과 내리막 등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어야 실력도 늘고 재미를 갖게 됩니다.

평탄한 페어웨이는 곧 싫증나게 마련이죠.이밖에 꾸준한 코스관리도
빼놓을수 없습니다"

-30여년의 투어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년전 브리티시오픈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당시 4라운드 전반라인까지 1타차 선두를 유지하면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반들어 뒤를쫓던 톰 왓슨 등에게 추월당해 4위에 그치고
말았죠.

우승은 톰 왓슨에게 돌아갔습니다"

수학선생을 하다가 지난 69년 프로골퍼로 전향, 통산 61승을 거둔
마시는 지난 87년부터 코스설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프로선수 및
코스설계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