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에 살을 빼자.

서울중앙병원 상계백병원 이대동대문병원 등에서는 방학동안 소아체중
교실을 열어 정밀한 검사를 토대로 흥미있는 다이어트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소아의 비만은 성인에게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질환인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피크위치언증후군(폐포환기저하로 인한 호흡곤란) 등의 발병연령을
앞당긴다.

또 비만아는 움직임을 싫어하게 돼 운동능력이 정상아보다 현저히
떨어지며 주위사람들의 따돌림에 경멸감을 느껴 우울증에 휩싸이게 된다.

결국 학습능력도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무의욕증에 빠질 수 있다.

순천향대 의대 이동환(소아과) 교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
학생의 비만증 빈도는 남학생은 지난 84년의 9.03%에서 지난해에는 19.68%로,
여학생은 6.99%에서 15.25%로 두배이상 증가했다.

소아비만은 99%가 영양섭취과잉, 운동부족에 의한 지방조직 과잉축적으로
생기는 단순성비만이다.

단순성비만은 운동과 식사조절로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고지방 고당도 음식에 길들여진 아이의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비만아는 움직이는 것을 귀찮게 여겨 치료가 쉽지 않다.

이교수는 "소아비만도 조기진단이 중요하다"며 "가벼운 비만일때 치료율은
90%이지만 중등도가 되면 60~70%, 심하면 30~40%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아기들의 젖살은 대개 2세전후에 빠지게 마련인데 만2세때 체중이 16kg을
넘거나 3세이후에도 비만증이 지속되면 증식형비만으로 50%는 평생 비만이
될 수 있다.

증식형비만은 지방세포의 숫자가 많아지는 것으로 지방세포 낱낱의 크기가
커지는 비대형비만에 비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이런 아이는 일찍부터 당분 우유 지방질섭취를 제한하고 체중
증감을 그래프로 그려 상승곡선이 표준곡선과 비교해 급격하게 올라갈 경우
정상체중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식사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이교수는 강조했다.

비만은 유전적 원인이 강하다.

<>부모 모두 비만일 경우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80% <>어머니가 비만일
경우는 60% <>아버지가 비만일 경우 40%에 이른다.

따라서 부모가 비만인 가정에서는 과식을 않는 분위기로 바꾸는게
필요하다.

성장과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 애정결핍 및 고립감, 부모들의 나태한
생활자세 등도 과식을 불러일으켜 비만을 초래한다.

소아비만을 예방하려면 고지방 고당도 고염도의 음식섭취를 삼가고 결식
후의 폭식, 불규칙한 간식과 야식을 피해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탕 과자 초콜릿 콜라 아이스크림 등은 열량이 높고
치아를 상하게 하는 대표적 음식이므로 가급적 섭취를 억제해야 한다.

소시지 햄 베이컨 피자같이 짜고 기름진 음식을 먹이려면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 과일 감자 고구마 등을 듬뿍 곁들이는게 좋다.

지방은 섭취열량의 35%이하로 낮춰야 하며 이를 방치해두면 지방축적대사
경로를 활성화해 지방은 물론 쓰고 남은 탄수화물 및 단백질까지 지방으로
변화시켜 몸에 쌓이게 된다.

아이가 식사요법을 피하려든다면 정신과의사 영양사 등이 주관하는 행동
교정요법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올바른 음식물섭취 습관을 익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운동은 매일 1시간씩, 주말에는 하루 2~4시간 운동해야 한다.

이런 절제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은 가족의 다른 아이와 비교할 때
비만아에게 불만을 유발하고 인내를 강요하므로 비만아를 중심으로한
가족 전원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