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틀랜드 (미 오리건주) = 김경수 기자 ]


메이저대회의 벽은 역시 높다.

메이저는 실력과 경험중 어느 한가지라도 부족한 선수에게는 쉽게 자리를
허용치 않는것 같다.

제52회 US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총상금 1백30만달러) 첫날 경기에서
당당 2위에 올라 세계골프계를 놀라게 했던 박세리(20 아스트라)는
2,3라운드에서 오버파를 치며 선두권에서 일단 멀어졌다.

13일 최종라운드가 남아있으나 3라운드 선두가 합계 10언더파로 박과는
14타차이여서 우승은 힘든 상황이다.

20위권에 들어 내년대회 출전시드를 확보하는 것이 당면목표가 돼버렸다.

12일 (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근교 펌킨리지GC 위치할로코스
(파71)에서 속개된 대회3라운드에서 한국의 박세리는 4오버파 75타를
기록, 합계 4오버파 2백17타로 공동 32위를 마크하고 있다.

한국 출신으로 미국 국적인 펄신(30)도 박과 함께 공동 32위에 올라있다.

한국출신 선수들은 이번대회에 5명이 출전했으나 박세리와 펄신을 제외한
원재숙(28) 이주은(20 현대자동차) 박지은(18 아마추어) 등 3명은 아깝게
커트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3라운드선두는 영국의 앨리슨 니콜라스(35)로 합계 10언더파 2백3타를
기록했다.


<> 경험부족.퍼팅부진이 부진 요인

장타력이 돋보이고 담력이 박세리지만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 대한
부담 탓인듯 스코어와 직결되는 쇼트게임에서는 그들보다 한수 모자랐다.

박은 3라운드까지 64명의 커트오프통과 선수중 드라이브거리 6위에
올라있다.

평균 2백49.3야드.

그러나 장타력을 앞세우다보니 페어웨이히트율은 절반선인 54%에 그쳤다.

쇼트게임, 특히 퍼팅부문은 취약점을 그대로 나타냈다.

박은 3라운드까지 라운드당 평균 31회, 홀당 1.72회꼴의 퍼팅으로 이
부문 56위다.

거의 끝자리수다.

현재 퍼팅부문 1위인 뎁 리처드는 라운드당 26.67회, 홀당 1.48회꼴이다.

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니콜라스는 27.67회, 1.54회꼴이다.

박세리보다 라운드당 4번정도 퍼팅을 덜 한다는 의미이고, 4라운드를
합치면 16타수나 차이가 난다.


<> 쿼드루플보기, 4퍼팅이 웬말?

박세리는 3라운드에서 75타를 쳤는데, 그 내용을 보면 역시 "경험부족"을
알수 있다.

2번홀 (파3 1백71야드)에서의 더블보기가 그 첫번째다.

좀 멀긴했어도 티샷을 핀 18m 지점에 올려놓고 거기에서 4퍼팅을 한 것.

첫 퍼팅은 60cm 정도 짧았다.

두번째 리턴퍼팅은 오히려 길어서 다시 60cm가 남았다.

안되려고 그랬는지 그 세번째 퍼팅도 홀컵을 스치면서 4퍼팅으로
홀아웃한 것이다.

박의 스코어를 결정적으로 망친 홀은 다음의 파3홀이었다.

5번홀 (1백64야드)은 오른쪽에 큰 연못이 있고, 그린은 그쪽으로 심하게
내리막이다.

이날은 핀도 오른쪽 귀퉁이에 꽂혀있었다.

박은 맞바람을 계산하고 5번아이언을 잡았다.

그러나 페이스가 열려맞으면서 볼이 연못으로 들어가 버렸다.

연못후방에서 드롭하고 피칭웨지로 친 볼도 또다시 짧아 두번째 연못행이
돼버렸다.

결과는 5온2퍼팅.

4오버파로 이름도 생소한 "쿼드루플보기"였다.

박은 2,5번홀 두개의 미스샷으로 이날 경기초반부터 분위기를 잡쳐
버렸다.


<> 그래도 복구는 빨랐다

박은 6번홀까지 쿼드루플보기1 더블보기1 버디1개로 5오버파를 달렸으나
7번홀에서 이글성버디를 낚아 곧바로 제컨디션을 찾는 유연함을 보여주었다.

파5홀중 가장 긴 이홀 (5백59야드)에서 박은 세번째 샷을 핀 5cm에 붙여
이글성 버디를 낚은 것.

8번홀 (파4)에서도 박은 그린뒤쪽의 심한 내리막 러프에서 파를
세이브해 침체된 기분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전반을 4오버파 40타로 끝낸 박은 후반에 버디와 보기 1개씩을 교환하며
경기를 마쳤다.

특히 후반에는 그런대로 샷감각이 되살아난 것으로 보여 최종라운드는
홀가분하게 맞이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우승전망

3라운드까지 언더파를 친 12명의 선수중 상위 5위까지가 일단 우승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두는 이날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백3타가 된 영국의
앨리슨 니콜라스로 2위 낸시 로페즈(40)에 3타 앞서있다.

백전노장들인 두 선수는 이번대회 3라운드내내 언더파를 기록하면서
우승을 넘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선수는 한국에 잘 알려진 캐리 웹 (호주).

1,2라운드에서 각각 2오버 1오버파를 쳤던 웹은 이날 이글1개를 포함,
버디6 보기2개로 이번대회 최저타수인 6언더파 65타를 치며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선두와는 7타차이지만 세계랭킹 2위의 상승세로 볼때 우승경쟁이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