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눈치 챈 독자도 많겠지만 타이거 우즈의 "일요일 패션"은 언제나
붉은 색이다.

그는 아마 시절부터 일요일의 최종라운드 경기때 항상 붉은색 티셔츠를
입는다.

그것은 태국인 모친이 불교신자이고 태국의 중들이 붉은색 장삼을
입는데 기인하는 것 같다.

우즈로서는 붉은색이 우승의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행운의 색깔인
셈이다.

우즈는 또 옷을 상당히 "크게" 입는다.

100사이즈가 딱 맞는 옷이라면 110사이즈를 입는 식이다.

그것은 스윙중에 옷이 걸리적 거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자세를 잡으며 티셔츠의 어깨 부위를 자주 들어 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골퍼들은 티셔츠를 너무 몸에 꼭 맞게 입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 여름에 땀과 함께 티셔츠가 달라 붙으면 스윙이 거북 할 수
밖에 없다.

골프는 미묘한 것에도 영향 받는 법.

그러니 우즈와 같이 풍성하게 입고 자신만의 "럭키 컬러"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골프 패션중 "반 바지"는 여름철의 논란거리이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엔 누가 뭐래도 반 바지가 시원하다.

외국의 골프장들도 대개는 반바지를 허용한다.

그러나 국내 골프장들은 너무 "근엄해서" 반바지를 거의 허용치 않는다.

반 바지를 허용하면 골프장 위상에 손상이 온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좋은 서비스란 손님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이다.

국내 골프장들도 "생각의 틀을 깨고" 반바지 문제를 한번 논의해 봤으면
한다.

"일정 기간의 반바지 허용"이 골프장 품위를 그르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