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수 감소로 인류의 생식능력 유지가 불안해지고 있다.

덴마크 국립 코펜하겐대학병원이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 논문에서
덴마크 남성의 정자수가 지난 50년간 40%가 감소했다.

40년에는 정액 1cc당 평균 1억1천만마리의 정자수가 관찰됐는데 90년에는
6천6백만마리로 줄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2월 BMJ에 발표된 스코틀랜드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84년부터
12년간 정자수가 매년 2%씩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벨기에의 한 정자은행에서는 80년대 맡겨진 정자의 5.4%가 수정 불가능
했는데 지금은 9%에 이르고 있다.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남자쪽에만
문제가 있는 불임의 비율이 30%선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첫째로 각종 유기용제 접착제 중금속 농약 살충제 등
화학물질이 꼽힌다.

둘째는 나쁘게 변한 생활습관이다.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장시간 쪼그려앉아 일하거나 고온의 사우나를 즐겨
고환의 생리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음주 흡연 스트레스도 정자수를 감소시키는데 한몫 거든다.

술 마신 다음날과 1개월간 금주한후 정자수를 측정해 비교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직장에서의 억압 긴장 걱정, 육체적 과로, 부부생활및 부모자식간 관계
형성의 불협화음 등은 정자 형성기능에 지장을 준다.

덩치와 지력은 커지고 있지만 생식력은 약해지고 있는 셈이다.

자연과 벗삼아 청정한 음식을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덜받는 생활만이 남성의
힘을 지키는 첩경인데 우리가 처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감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