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성큼 다가와 수은주가 30도를 웃돌고 있다.

더위와 장마로 인해 신경성 위무력증과 열사병 냉방병 여름감기에 걸리기
쉽다.

여름철 한방 건강유지법을 경희대 한방병원 이형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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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계절적인 흐름이 여름으로 급변할 때는 주하병이 생기기 쉽다.

일반적으로는 머리가 무겁고 전신이 무력해지며 특히 다리에 기운이 없다.

음식의 맛을 별로 모르고 식욕도 떨어져 경우에 따라 전신에 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원인은 주로 체질이 허약하고 소화기의 기능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더위
속에서 과로하기 때문이다.

체질은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비위허약형은 힘이 빠져 말할 기운조차 없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가끔씩
멍해지며 대변은 물같이 되고 오래되면 몸이 이상하리만치 수척해져 다리가
점점 가늘어진다.

서열형은 전신에 열이 나고 입이 심하게 말라 물을 마시고 싶어한다.

열은 쉽게 내리지 않고 소변의 양은 많아지며 기력쇠약으로 심한 피로를
느낀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서병이 나타난다.

원인에는 양서와 음서, 두가지가 있다.

양서는 더운 날씨에 장거리의 보행과 작업으로 인해 몸이 상하는 경우다.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고열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말라 물을 많이
찾는다.

땀을 많이 흘려 전신이 무력해진다.

반대로 음서는 날씨가 더워서 냉방이 잘된 곳이나 바람이 찬곳에서 장시간
있다든지 절제하지 않고 찬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내허하게 되는 경우다.

머리가 아프고 오한이 늘며 몸은 무거우며 통증이 있다.

기력은 쇠약해지고 권태로우며 피부는 뜨거우나 땀은 나지 않는다.

냉방병이 대표적인 예로 환기가 안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찬 공기만을
순환시킬 경우 걸리기 쉽다.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10도이상 벌어지면 자율신경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또 실내습도도 외부가 70~80%인데 반해 내부는 30~40%로 떨어지므로
호흡기계 점막이 건조해져서 이곳에 병이 나타나기 쉽다.

한편 여름감기도 무시할수 없다.

야영 소나기 장마 습지생활 등으로 신체가 장기간 습사에 노출되거나 장시간
더위에 시달리면 서사로 인해 감기에 걸리게 된다.

습사에 의한 감기는 관절마디가 쑤시고 가래를 많이 뱉으며 구토 설사
증상을 일으키는게 특징이다.

서사로 생긴 감기는 심하게 갈증을 느끼며 소변의 양이 상당히 줄고 색깔이
황색으로 짙게 변하며 땀은 나지 않고 배속이 더부룩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여름철 질병은 조금만 주의하면 얼마든지 피할수 있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면 양기가 피부를 통해 외부로 발산되고 상대적으로
복중이 허랭해지므로 습하고 한랭한 곳에서 장시간 거처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배를 따뜻하게 하고 복근강화운동을 한다.

실내외 온도차는 5도가량으로 유지하고 30~60분 간격으로 외부공기를 유입
시켜 실내습도가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무절제하게 찬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2대 1대 1의 비율로 달여서 여름철 음료로 상복하면 주하병이나 서병이
예방될수 있다.

여름감기는 습사나 서사를 제거하는 한약재를 복용하면 대개 1주일 안에
나을수 있다.

여름철에는 녹두가 좋다.

경미한 식중독을 해독하고 구토를 멎게하며 더위와 습기를 내쫓는 효과가
있다.

녹두를 푹 삶아 즙을 내어 약간의 설탕을 넣어 마시거나 쌀 또는 율무와
반반씩 섞어 삶아 미음이나 국물로 마신다.

여름철 식욕부진 위무력증에는 매실즙이나 씨를 제거한 대추를 약한 불로
구워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다.

또 음식에 식초를 조금씩 타먹으면 식욕과 신진대사가 촉진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