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니어골프 랭킹 1위 박지은 (18.미 호라이즌고3. 미국명
그레이스박)이 한달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91년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떠난 박은 그동안 미 주니어 무대에서
24승이라는 놀라운 승수를 기록하며 94, 96년 연속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또 지난해에는 전미체육대상을 수상, 주니어골퍼로서 최고의 영예를
누리고 금의환향한 것이다.

오는 8월 애리조나주립대에 진학하는 박은 3일 부친이 경영하는 서울
압구정동 삼원가든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대학입학때까지 계획은.

"US아마선수권 등 3개대회에 나갈 예정입니다.

US여자오픈에도 출전하고 싶지만, 돌아가자마자 예선을 치러야 하므로
불확실합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어떤 대학인가.

"골프명문대입니다. 최근 7년동안 미국 대학선수권대회에서 5번이나
우승할 정도입니다"

-타이거 우즈나 애니카 소렌스탐 등 유명 선수들이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로 전향했는데.

"선수생활을 마치고는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평생동안 골프를 칠
계획이므로 대학을 중퇴할 것인가, 졸업한뒤 프로가 될 것인가는 더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왜 골프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가.

"제입으로 말하기가 쑥스럽습니다" (이때 박의 귀국에 동행한 전 미
LPGA투어 내셔널프레지던트 캐리 그레이엄씨가 나선다.

박은 힘.창의력.집중력면에서 돋보인다는 것.

그녀는 힘은 장타력을 의미하고, 창의력은 상황에 적합한 샷을 찾아내는
것이며, 집중력은 9개대회 연속우승을 할 정도로 신체.정신적 면에서
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주위 사람들이 "왜 그렇게 힘없이 스윙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는데 장타력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보는가. (박은 95 US 여자오픈에서
평균 드라이브거리 2백78야드를 기록한바 있다. 현재 7.5도짜리 GBB
티타늄드라이버를 쓴다)

"골프는 힘이 아니라 헤드스피드로 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회가 거의 매주 이곳저곳으로 옮겨가며 열리기
때문에 힘으로 골프를 하다가는 버티지 못합니다"

-박세리가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데 해줄 말은.

"먼저 말이 통해야 하고, 그 다음 미국문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선수들이 주니어시절에는 곧잘 하다가도 성인이 되면 구미
선수들에게 뒤지는 이유를 설명할수 있는가.

"가장 큰 이유는 거리관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골프장은 볼에서 깃대까지 단단위로 거리계산을 하고 치도록
돼있습니다.

스프링클러 뚜껑등에 그렇게 표시돼있습니다.

"1백50야드, 1백40야드"가 아니라 "1백49야드, 1백42야드"식 입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배우다보니 정확성면에서 한국보다 10배나 앞서는
셈이지요"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