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포도주가 없어서 못파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5년간의
수입증가율이 55.9%에 이르러 한국은 유럽산포도주의 황금시장이 됐다.

적포도주가 심장병 예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나타난 이현상은 그리
대단치 않은 의학상식이 부풀려진 것으로 보여진다.

적포도주는 포도의 과육과 껍질을 함께 짓이겨 발효해 만든 것으로
껍질이 발효해 생성하는 폴리페놀계 플라보노이드가 항산화작용으로
심장관상동맥의 경화현상을 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폴리페놀의 수산화 (OH-)기가 세포독성과 심장혈관내 혈전형성을
촉진하는 활성산소 (유해산소)를 환원시켜 무해한 산소로 변화시킨다.

문제는 적포도주의 심장병예방효과가 없다는게 아니라 비싼 돈을 들여
외화낭비까지하면서 외제 적포도주를 과소비한다는 사실이다.

폴리페놀계 플라보노이드는 적포도주뿐아니라 녹차 우롱차 코코아 석류
호프 (맥주원료) 등에도 적잖이 함유돼있다.

또 포도주스도 적포도주 못지 않은 심장병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한편 과일에 함유된 비슷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라도 오렌지나 자몽
등에 비해 포도의 심장병예방효과가 뛰어나다.

포도의 적색 안토시아닌색소가 활성산소의 해를 막는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도만으로 항산화물질의 필요량을 충족시킬수 없다.

또 베타카로틴 비타민E 등 다른 항산화물질의 섭취도 병행돼야 한다.

따라서 많은 돈을 들여가며 굳이 적포도주만을 맹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