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대한여행(주) 대표이사>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들도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이며
"자국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91년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 열렸던 캐나다 최대규모의 관광전
"랑데뷰 캐나다"에 참석했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흐뭇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랑데뷰 캐나다"는 캐나다 전지역의 주정부 관광청과 호텔 관광지
그리고 현지여행사등 500여개의 관련업체가 참가하여 각국에서 온
여행사들과 실질적인 상담을 하는 "관광정보교류의 장"이다.

오타와는 오타와강과 리도운하의 부드러운 물줄기와 영국풍의 격조 높은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프랑스문화가 깊이 뿌리 내린
퀘벡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곳이다.

수도라고 하면 얼핏 복잡한 대도시가 연상되지만 오타와는 너무나도
차분하고 보수적 성향이 짙은 중규모도시여서 시내 중심가를 돌아보는
관광은 도보로 가능할 정도이다.

오타와강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의사당은 오타와시 관광이 시작되는
곳이다.

6월부터 8월까지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근사하게 차려입은 캐나다왕실
기마경찰대원들이 교대식을 하는 것을 구경할수 있다.

캐나다국립미술관 국립자연과학박물관 국립과학기술박물관등도 모두
이 지역에 밀집돼 있다.

5대호의 하나인 온타리오호수와 오타와강을 이어주는 리도운하관광은
오타와관광의 백미다.

다양한 크루즈상품이 개발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야경이 볼만한
디너크루즈가 단연 인기 최고다.

리도운하는 겨울철에는 꽁꽁 얼어붙어 세계에서 가장 큰 스케이트장이
된다고 한다.

이 또한 독특한 관광자원역할을 한다.

당시 머물렀던 호텔은 캐나다 굴지의 체인호텔중 하나로 오타와 제일의
호텔로 꼽히는 "샤토 로리에르"였다.

오타와 도착후 렌터카 수속을 마치고 이 호텔을 찾아 나섰을 때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호텔주위를 헤메며 길을 잃고 당황하던 찰나에 반대편 차선에 주차중이던
젊은 청년을 발견, 길을 묻게 되었다.

이 청년은 말로만 설명해 주는 것이 내심 불안했던지 우리 일행을 호텔
바로 앞까지 바래다 주고 오던 길을 되돌아 갔다.

단일 민족이 아닌 여러 인종이 모여 이해와 포용으로 일구어낸 독특한
캐나다 문화, 그리고 드러나지 않지만 자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한 청년이 보여준 외국인에 대한 친절은 캐나다를 떠올릴때마다
생각나곤 한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랑데뷰 캐나다"와 같은 대규모국제관광전을
마련하여 우리나라를 세계관광시장에 널리 알려야 할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