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씨는 골프에 입문한지 5개월이 된 사람이다.

그는 완전히 골프에 심취, 모든 화제가 골프로 변해 있었다.

"골프 구력자"의 입장에서 그가 말하는 경험담이나 질문, 골프에
대한 이해도는 사실 극히 "초보적"이었으나 열의 하나만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골프인구가 급증하는 요즘 C씨와 같은 입문자는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다음이 바로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입문시의 체크 리스트.

입문시의 1~2년이 평생골프를 좌우하고 그것은 당사자의 "기본 태도"가
핵심이 된다.

<> 귀가 두꺼워야 한다.

골프광으로 변해 열심히 연습하고 열심히 필드에 나가면 보통 초보자보다
잘 칠 수도 있다.

그 때 사람들은 말한다.

"초보자 치고는 정말 잘 치고 90대 돌입은 시간문제"라고.

C씨와 같은 사람은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잘 치고 폼도 좋다는 것은 "초보자 테두리"내의 얘기다.

1백20타를 예상했는데 1백타를 친 것은 잘 친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1백타는 최저수준 골프.

입문시에 "초보자치고 잘 친다"라는 소릴 안 들어 본 골퍼 없는 법이니
절대 칭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 레슨은 철칙이다.

"잘 친다"라는 소리도 듣고 실제 쳐 보니까 90대 스코어를 내는
골퍼들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 연습장에 가서 교습을 받아봐도 평범한 애기만 하는 것 같고 실제
레슨프로 만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레슨이 시들해 지며 "혼자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골프는 효율성의 게임이다.

혼자 깨닫는데 10시간 걸린다면 남들은 단 5분에 잘못을 지적할 수 있다.

대다수 골프선배들이 당신과 같은 길을 걸어오며 20년동안 보기
플레이어에 머물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골퍼들은 보통 두 세달 레슨 받고 끝나는데 만약 당신이 일년동안
받는다면 그 성취도는 그 기간만큼 빨라지고 굳건해 진다.

레슨프로의 열의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그것은 당신 열의도 모자란다는
증거이다.

<>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저 잘 치겠다"는 것은 목표가 없는 것과 같다.

"몇월 며칠까지 몇타를 치겠다"는 구체성이 있어야 그에 따른 노력이
생기고 실제 라운드에서 스코어에 대한 집념이 수반된다.

"올 해안에 1백은 깨겠지"하다가 3년이 흐르는게 골프이다.

<> 원칙은 지켜야 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골퍼들이 가장 흔히 듣는 애기중 하나가 "자신에 맞는
스윙을 해야한다"일지도 모른다.

팔이 약간 굽어도 된다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스윙중에 머리를 조금은
움직여도 된다는 이론도 듣게 된다.

그러나 그런식으로 스윙에 여유를 주기 시작하면 스윙 폼이 한 없이
무너지게 된다.

다시말해 "큰 원칙"은 언제나 철저히 고수한다는 개념으로 스윙해야
그것이 평생을 먹여 살리는 "기본 스윙"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

<> 비디오의 위력

비디오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비디오 레슨 테이프를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 스윙을
비디오로 찍어 분석하는 것이다.

레슨 테이프를 볼 때는 말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골퍼들은 "힘주어 강조하는 부분"만 기억하는 습성이 있는데 비디오는
말의 톤이 별 변화가 없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당신 스윙을 비디오로 보면 말문이 막힐 정도로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 현주소이고 그 충격을 보완의 계기로 삼아야 진전이
이뤄진다.

<> 종합하면 "배울 때 제대로 배우라는 것"이다.

당신의 30년 골프는 입문시의 일년동안 모든 것이 결정된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