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스위치히터라는 것이 있다.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쓰며 타격하는 선수를 말한다.

물론 어느쪽으로 치나 비슷한 결과를 내야 그런 명칭을 붙여준다.

골프에도 이같은 양손잡이가 있다.

임윤식(50.임윤식) LG투자신탁운용(주) 이사가 좀처럼 보기힘든
양손잡이 골퍼의 주인공이다.

구력 12년인 임씨는 원래 왼손잡이이고,골프도 왼손으로 시작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오른손잡이처럼 클럽을 휘두르게 돼 지금은 상황에 따라
번갈아가며 스윙을 하는 이색골퍼.

"91년 럭키증권 임원골프대회에서 홀인원을 한뒤 골프클럽을 상품으로
받았습니다.

당연히 그 클럽은 오른손잡이용이었는데 박우만사장께서 "오른손으로
한번 쳐보지 그래"하는 말이 계기가 돼 그때부터 오른손잡이 클럽으로
연습을 시작했지요"

임씨는 그뒤 지금까지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가며 스윙한다.

양손을 쓰는 것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단 고객들과 라운드할때에는 고객들이 거북해 하는것 같아 주로
오른손으로 스윙하는데 간혹 왼손으로 해야할 경우는 반드시 양해를
구한다고.

왼손잡이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이다.

임씨의 드라이버 아이언샷은 왼손 오른손이 별 차이가 없고,
쇼트어프로치샷과 퍼팅은 그래도 왼손이 낫다.

반면 폼은 오히려 오른손스윙이 좋다고.

임씨는 핸디캡도 두가지가 있다.

왼손 베스트스코어는 78로 현재 핸디캡은 12이다.

오른손으로는 베스트스코어가 87이며 보통 90대중반을 친다.

"클럽도 왼손잡이용과 오른손잡이용을 동시에 가지고 다닙니다.

요즘은 오른손클럽을 주로 사용하는데 3번아이언을 빼고 왼손용
우드1개를 집어넣고, 쇼트게임을 위해 왼손용 피칭웨지나 8번아이언을
추가하지요"

임씨는 이렇게 클럽을 혼용하다보니 본의아니게 14개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주가는 곤지암CC는 카트가 있고 골프장측에서 이해해주므로 몇개
추가하곤 하지만, 공식적인 라운드에서는 클럽한도를 꼭 지킨다고.

"오른손스윙으로도 싱글핸디캡을 쳐보는 것이 목표"라는 임씨는 양손을
다 쓰다보니 균형감각이 더 발달된 것같고,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에
기분이 갑절이나 상쾌하다고 자랑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