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마감하기 전에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다면?"

프로골퍼들은 이 물음에 십중팔구 US매스터즈를 꼽는다.

다른대회에서 아무리 많은 우승을 했어도 매스터즈 한 대회 우승만큼
영예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전세계 골퍼들의 이목을 한곳에 집중시킬 US매스터즈가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의 둘쨋주인 10~13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절대강자가 없는 세계프로골프는 타이거 우즈의 입성으로 더욱
예측불허의 시대를 맞고 있다.

매스터즈대회는 특히 우승자가 예상을 빗나가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매스터즈대회에서는 내기를 하지말라"는 속설이 생겼을까.

올해 역시 누가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될지는 13일 오후가 돼봐야
판가름날 것이다.

선수위주로 "97 매스터즈 감상법"을 알아본다.

<>타이거 우즈, "골프신동" 증명할 것인가

97 매스터즈는 타이거 우즈의 가세로 과거 어느때보다 흥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9월 프로데뷔후 4승을 기록중인 우즈는 선배프로들의 견제를
받을 만큼 우승권에 다가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거스타GC는 우즈에게 일장일단이 있다.

장타자인데다 볼을 높이 띄울수 있는 점은 그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노련한 게임운영이 요구되는 오거스타GC의 빠르고도 까다로운
그린은 프로2년차의 우즈에게 어떤 대가를 요구할지 미지수다.

그는 또 "프로로서 처음 맞는 메이저대회"라는 압박감도 극복해야 한다.

우즈는 97 미 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그
3주후 AT&T프로암대회에서 2위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메이저데뷔 우승"을 낙관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이다.

우즈가 이번대회에서 우승하면 76년 제리 페이트가 US오픈챔피언이
된이래 21년만에 "메이저대회 데뷔전우승"이란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그레그 노먼, 매스터즈의 한을 풀것인가

매스터즈에 관한한 그레그 노먼처럼 불운한 선수도 없을 것이다.

86, 87년연속 2위에 그친 것은 차치하고라도 지난해 4라운드에서
닉 팔도에게 6타나 앞서다가 후반 몰락한 것은 천추의 한이 되었을
것이다.

불혹을 넘겨서도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노먼이 이번에는
"노먼도 매스터즈에서 한번 우승해야지"라는 팬들의 심정적 동정에 어떤
결과로 보답할지 궁금하다.

<>닉 팔도, "최초의 2연패 2회" 기록할 것인가

장타 못지않게 적확한 어프로치샷이 요구되는 오거스타GC는 "스윙머신"
닉 팔도에게 후한 우승확률을 제공한다.

팔도는 89,90년 연속 그린재킷을 입었고, 지난해 대역전끝에 세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올해도 우승하면 역대 최초로 2연패를 두번 하는 것이다.

또 잭 니클로스 (6승)에 이어 두번째 최다승 (4승) 기록도 달성하게
된다.

팔도가 절정기인 39세라는 점, 지난 9년동안 7번이나 우승한 유럽세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우승후보 0순위로 점쳐지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오거스타에도 신세대 바람은 불것인가

필 미켈슨, 어니 엘스로 대표되는 신세대 주자들의 활약도 주목할만한
대목.

특히 미국의 기대주 미켈슨은 3주전 베이힐 초청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며 첫 메이저 등극의 꿈을 꾸고 있다.

금년 1월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엘스도
94 US 오픈우승의 영광을 재현할지 관심거리다.

<>동양선수들,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일본랭킹 1,2위인 점보 오자키, 김주헌 (일본명 가네코 요시노리)은
미국무대에서 얼마나 통할까.

일본골프의 영웅 오자키는 세계 7위에 랭크됐음에도 "우물안 개구리"란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대회에만 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가 "동양인으로 유일한 세계 10위권" 골퍼의 면목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국 태생으로 일본에 귀화한 김주헌의 활약상도 우리에게는 관심이
될듯.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