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와 주말골퍼의 수준이 가장 적나라하게 비교되는 부분이
벙커샷이다.

요즘 흔히 방영되는 미 투어 경기를 보면 벙커샷을 헤매는 프로는 거의
없다.

그들의 그린사이드 벙커샷은 대부분 핀에 붙거나 벗어나도 5m 안쪽
범위이다.

2주전의 베이힐클래식때 마크 오미러 (미국)는 약 40야드 벙커샷도 1m로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만약 당신이 그런 샷을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 그런 상황의 벙커샷은 짧거나 길었을 것이며 그래서 4온 투퍼트로
더블보기를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벙커샷 하나로 2타차가 나는 셈이다.

비록 TV를 통해서지만 나는 요즘 "프로들의 벙커샷에도 임팩트가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벙커샷을 할때도 "툭"하는 소리가 난다.

모래를 접촉하는 순간 헤드를 "툭" 떨어뜨리는 소리가 난다는 얘기다.

폴로스루를 아주 낮게 가져가는 프로들의 볼도 어김없이 홀컵에
근접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모래를 향해 헤드를 "툭"하고 떨어뜨렸다는 것은 그 자체가 헤드의
가속력이 생겼다는 의미이다.

"툭"하고 헤드를 떨어뜨리면서 순간적 "모래 임팩트"의 강약으로
거리를 맞추는것.

여기서 폴로스루를 낮게 끝내는건 "높은 폴로스루"보다 컨트롤이 쉽기
때문일 것이다.

이 분석의 핵심은 폴로스루가 없는게 아니라 "낮다"는 것이며 반드시
헤드페이스를 오픈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벙커샷을 할때도 어김없이 헤드를 "떨어뜨린후" 낮고 리드미컬한
폴로스루를 취할것.

그러면 당신도 매번 볼이 핀에 붙을지 모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