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세계적인 해운회사인 현대상선이 국내최초로 크루즈(해외
유람선) 사업에 진출, 올 7월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해외여행을 자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국내업계에서도 크루즈여행이
눈이 높아진 여행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새로운 여행상품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유람선여행상품은 미국을 중심으로 30여년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생활수준의
향상, 여가시간의 증대 및 선박제조기술의 발달로 매년 10% 이상의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차세대 유망종목.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서는 크루즈여행이 값비싼 호화여행 또는 돈많은
노인네들이나 즐기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왔다.

또 언어소통에 불편함이 있는데다 서양인의 파티문화등에 익숙하지 않아
부담스러운 여행으로 여기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크루즈여행업계에서는 이에따라 올해들어 종전의 호화여행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내놓고 국내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올해들어 선보인 상품들은 초고가의 호화판 유람여행이 아니라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대화가 결여된 가족구성원이나 친척끼리 오붓하게 여행을
할수 있도록 기획된 가족여행과 효도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것들이다.

이들 상품은 가까운 사람끼리 함께 하는 여행성격에 걸맞게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카니벌크루즈라인 등 세계유수의 크루즈사 국내총판을 맡고 있는
크루즈홀리데이인인터내셔널(회장 오 필립)은 지난 2월부터 필리핀과
하와이행 단기 허니문상품을 시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필리핀크루즈는 필리핀에서 가장 아름다운 엘니도섬을 비롯해 일로일로,
시코콘섬 등을 둘러보는 4박5일 상품(89만원)과 마닐라~엘니도~보라카이를
도는 3박4일 상품(79만원)등이 있다.

선박은 1만5천t급의 "마브헤이 선샤인호"로 동남아크루즈에 적합하다.

6박7일의 하와이크루즈(1백49만원)는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을 비롯
카우아이, 마우이 등 하와이의 아름다운 4개 섬을 모두 둘러보는 코스이다.

이들 신혼여행크루즈상품의 성공적인 판매에 자신을 얻은 인터내셔널사는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여행겸 효도관광상품으로 파격적인 가격의
"환상의 알래스카 유람선" 상품을 개발, 판매에 돌입했다.

3종류의 상품중 LA~밴쿠버 코스의 6박7일상품(99만원)은 이미 매진됐고
빅토리아~알래스카~밴쿠버 코스의 9박10일상품(1백99만원)과 LA~빅토리아~
알래스카~밴쿠버코스의 12박13일상품(2백39만원)은 현재 모집중이다.

배는 최신 초호화유람선인 8만t급 갤럭시호로 1천9백50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1천명의 승무원이 서비스를 담당한다.

알래스카빙하크루즈는 글레시아 베이 등 세계적인 빙하의 만년설을 바라
보며 흘러내리는 빙산들과 야생곰 산양들을 관광하는 것이 백미이다.

이들 기획상품은 2백만~3백만원 하던 몇해전의 같은 코스 상품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가격을 낮춘 것도 여행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다.

1주일정도 일정으로 가격이 1백만원선인 크루즈상품은 다른 여행상품에
비해 여러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 크루즈여행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오 필립 회장은 "미국등지에서는 전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1년에
한번 크루즈여행을 하는 것으로 가족간의 친목과 동질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가정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크루즈여행을
통해 가족구성원간 대화의 광장을 마련한다면 먹고 노는 관광보다 훨씬
의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크루즈홀리데이인터내셔널 (02)732-4564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