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가 생긴 것은 간이 나빠서일까. ...

간이 나빠서 생긴 기미라면 굳이 피부과를 찾을 필요가 없다.

그정도라면 간은 이미 망가져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일 것이기 때문이다.

기미는 색소성 피부질환으로 체질적인 요인, 여성호르몬의 과다분비, 강한
자외선 등 3대요인이 맞물렸을 때 생긴다.

따라서 사춘기 이후의 여성, 특히 임산부에게 잘 발생한다.

경구피임약을 자주 복용해도 기미가 생기는데 이는 피임약의 주성분이
여성호르몬이기 때문이다.

또 기미는 여름에 진해졌다 겨울에 옅어지는데 이는 자외선 때문이다.

따라서 기미가 생겼을 때 간의 건강을 의심하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라 할
수 있다.

또 비타민C를 기미 주근깨가 생긴 사람이 먹으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C는 피부노화방지에 분명히 효과적이다.

그러나 실제는 비타민C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기미 주근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한 필요이상 과잉섭취된 비타민C는 전부 소변으로 배출돼 몸밖으로
나가버린다.

한편 화장품중에 기미 주근깨를 없앤다고 과장광고되는 것도 적지 않다.

이런 화장품은 알부틴이나 코직산 등이 함유돼 피부색소를 엷게 하거나,
과일산의 일종인 AHA성분이 피부각질을 벗겨내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작용만으로 피부에 침착된 색소를 제거하기는 미흡하다.

과일 야채팩도 약간의 피부각질제거 및 피부노화지연 효과만 있을 뿐이다.

또 레이저로 치료하면 기미 주근깨가 말끔히 없어지고 재발하지 않는다고
알려져있으나 평균 3~5년이 지나면 다시 재발한다.

자외선차단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 수술후 재발하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이.지.함피부과 함익병 전문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