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사람, 아기를 밴 임신부 등은 다리가 붓고 파랗게
되기 쉽다.

특히 백화점 호텔 식당 엘리베이터 세탁소 병원 등의 서비스업소와 학교
등에서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여성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임신부도 태아로 인해 배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곧잘 다리가 파랗게
붓는다.

이들중에 심한 경우에는 다리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멍든 것처럼 보기
흉해 치마도 입지 못하고 지내는 여성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다리에 푸르게 두드러져 보이는 것을 힘줄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맥이다.

이질환은 대부분 하지정맥에 류 (정맥혈관의 일부가 부풀어올라 혈류가
정체된 것)가 생긴 것으로 정맥혈류의 역류를 방지하는 정맥판막이
손상됐거나 정맥염에 걸렸을때 발생한다고 의사들은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하지정맥류 발병률은 선천적으로 외국인에 비해 높아 최고
25%를 나타내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높게 발생한다.

그런데 이질환도 최근에는 정맥.판막성형술과 주사경화요법이 이용되면서
과거에 비해 현저히 좋아진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경희대 의대 박호철 교수 (일반외과)는 "하지정맥류는 방치해둬도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기에도 흉하고 증상이 악화되면 여러가지
합병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하지정맥류가 오래되면 늘어난 비정상적인 정맥이 더욱 늘어나고
피가 정체돼 다리가 무겁고 조금만 걸어도 쉬 피로해지며 쥐가 잘난다"고
덧붙였다.

박교수는 또 "중력에 의해 피는 심장에서 발쪽으로 흐르는게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인체의 다리정맥에는 정맥판막이 위치해있어 피가 다리에서
심장으로 흐르도록 중간중간에서 밸브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유전적인 원인이 개입돼있고 이런 원인을 가진 사람이
오랫동안 서서 일하면 정맥판막이 손상돼 피가 심장쪽으로 올라가지 않고
정체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다리가 푸르게 되는 것은 정맥류에 피가 엉기면 혈전이 생기고 이로
인해 인접 모세혈관의 혈류가 차단되고 실핏줄이 터지기 때문이라고
박교수는 밝혔다.

치료는 초기단계에서 충분한 휴식, 적당한 운동, 압박스타킹 착용 등이
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증상이 심할때는 수술이나 주사경화요법을 실시한다.

수년전만해도 병든 표재정맥과 정맥류를 제거하는 수술이 주류를
이뤘으나 요즘에는 문제시되는 정맥이나 판막을 성형해 보강하는 수술이
시도돼 효과를 거두고 있다.

판막.정맥성형수술후 재발하는 확률은 10% 안팎이다.

무릎이하에 국한된 지름 5mm 이하의 정맥류에는 주사경화요법이 권장되고
있다.

박교수는 "정맥류 부위의 혈액을 빼낸 다음 경화제를 주입해 며칠간
압박해두면 늘어난 정맥류에 덩어리가 형성돼 정맥혈류의 역류를 차단
한다"고 설명했다.

이요법은 재발률이 30~50%에 이르고 있지만 재발할 경우에도 경화제를
다시 주사하면 되고 수술흉터가 남지 않아 부담없이 사용할수 있다.

경희의료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에서는 정맥초음파검사 공기압혈류량측정기
도플러혈류량변화측정기 사지부피측정기 등을 도입해 체계적인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