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자마자 대학보낼 궁리부터하는 우리나라의 교육열.

공부를 못하는 내 아이의 성적을 올리는 방법은 무얼까.

공부를 못하는 원인은 크게 학습지진 학습부진 학습장애 주의력결핍및
과잉행동증(부산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자주 저지름)등으로 나뉘는데
각기 깊은 연관성을 띤다.

학습지진은 지능지수가 70이하로 낮아 공부를 못하는 것으로 특수학습을
받고 부모와 교사가 협조해 학습의욕을 북돋운다면 지능지수를 10~20정도
올릴수 있다.

70~85범위는 정신지체와 정상아의 경계치로 부모의 더욱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학습부진의 경우 지능지수는 정상이지만 우울 불안 강박등의 정서문제나
가정불화등 사회환경적 스트레스로 인해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것이다.

"저학년때는 공부잘하던 아이가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성적이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은 이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학습장애특수클리닉의 통계에 따르면 내원한
학습부진아동의 33%가 우울증등 정서장애를 가졌고 31%가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증을 동반했다.

학습장애는 지능지수가 정상이나 뇌의 입력.유추통합.기억.출력.운동기능
등 특정분야에 문제가 있어 동년배에 비해 기대되는 학습수준이 2년이하
뒤떨어지는 것.

"셈하기는 5학년수준인데 읽는 수준이 2,3학년 수준도 못따라가요"
"지능지수는 정상인데 연필을 제대로 못깎아요"라고 호소하는 부모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이다.

"해야합니다"를 "해여합니다"로 잘못 발음하는 읽기장애와 "찬란한"을
"찰란한"으로 잘못 받아 적는 쓰기장애 등이 그예.

임신 출산과정에서 태아가 겪은 미미한 뇌손상이 이런 학습장애를
일으킬수 있다.

산모가 뇌성마비 간질 뇌손상 알콜남용 경력이 있거나 임신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등에 감염된 경우 학습장애아를 나을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 계획된 임신보다 갑작스런 임신과 불가피한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가운데 학습장애가 많다.

한편 학습장애아의 60~70%는 주의력결핍증을 보인다.

주의력결핍및 과잉행동증이 나타나는 아이는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학습 과제완성은 물론 놀기에도 집중할수 없을 만큼 산만하다.

차례를 무시하고 말이 많으며 질문중에 딴 이야기를 한다.

이런 아이에겐 생각한후 행동케 하는 "자기지시훈련"이 바람직하다.

인내력을 배양, 생각없이 저지르는 행동을 삼가게 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리탈린과 같은 집중력강화제를 복용시키는데 부산하고
충동적인 행동양식은 고쳐지지만 집중력은 증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가급적 방을 단순하게 꾸미고 친구나
장난감도 2명 또는 2개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1대1 학습을 위주로해 학습시간을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습에 문제가 있으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에
개설된 학습장애클리닉을 찾아가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면 좋다.

이들 클리닉에서는 지능.주의력.학습기능.성격.대인관계.신경학적 검사를
실시해 가장 알맞는 치료를 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정유숙전문의는 "대부분의 부모는 주의가 산만해
공부를 못하는 것으로 인식해 아이에게 다그치는데 이는 현명하지 못하다"며
"그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울증 강박감 주의력결핍 자신감상실 등이 있는지를 파악해 이를
제거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취학전 아동의 경우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조급하게 생각해선 안되고
애정과 참을성을 갖고 반복학습을 시키고 자신감을 북돋워야 한다"며
"또래아이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생각될때 지능검사등 각종학습장애
검사를 받아보는게 좋다"고 강조했다.

<정종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