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상급 남녀프로들의 몸값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자랭킹 1,2위인 박세리 김미현의 연간 계약금이 1억원이상인데
반해 남자 톱프로들은 5천만원이 최고다.

최상호가 아직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5천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녀 정상급 프로골퍼들간 몸값이 이처럼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은 상품가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지난해 프로 1년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량으로 4승 3승씩을 올렸다.

두 선수는 전체 여자프로골프대회의 절반을 휩쓸면서 스타로 자리잡은
것이다.

삼성물산은 박에게 10년동안 8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해마다
1억원의 연봉을 준다.

박은 연간 2억원 정도를 삼성으로부터 받는 셈이다.

김미현도 국제상사로부터 1억원의 계약금을 받는외에 한햇동안 용품
의류 훈련비등 1억원상당의 지원을 받는다.

반면 남자프로들은 지난해 2승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실력이 평준화됐다는 의미다.

상품으로 치면 특등품은 없고 우등품만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지 못했다고 할수 있다.

<>.남자들의 경우 엘로드가 계약을 진행중이며, 아스트라 슈페리어
휠라코리아 팬텀 등 주요 업체들은 계약을 마쳤다.

현재까지 최고의 계약금을 받은 선수는 김종덕 (아스트라)과 박남신
(휠라코리아).

둘은 계약금 5천만원에 대회성적에 따라 상금액의 30% 정도를 보너스로
받는다.

그 다음은 강욱순 (아스트라) 최경주 (슈페리어)로 계약금 4천만원.

이 정상급 선수들외에 관심을 끄는 선수는 정준과 김창민.

모두 휠라코리아가 올해 영입한 선수들로 국가대표 출신의 유망주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정은 96 신한오픈 우승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신인으로는 가장 많은
2천2백만원, 김은 프로초년생임에도 1천8백만원의 계약금을 각각 받았다.

<>.엘로드 소속으로 지난해 4천2백만원의 계약금을 받은 최상호의
97 계약금액에 관심이 쏠린다.

계약기간이 4월말 만료되므로 아직 시간은 있다.

하지만 앞으로 재계약이 이뤄지기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남자프로 최고대우를 해달라"는 최의 요구는 자존심말고도 여자프로들이
계약금 인플레이션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엘로드측은 ""최상호=엘로드"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최고프로의
예우를 해주겠다"고 말해 최고액수를 지급해야 한다는데는 최와 동감이다.

그러나 최의 요구액이 예년과 달리 큰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박세리와 김미현의 등장 때문이다.

만약 최의 요구액과 엘로드의 제시액에 큰 차이가 날 경우 최가
엘로드를 떠날 수도 있다.

최가 다른 선수들처럼 지난해보다 25% 인상된 계약금을 받으면
5천2백50만원이 된다.

이 액수는 남자프로 최고액수는 될지언정 국내 최고액수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엘로드와 최의 고민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