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바둑이 중국 만리장성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여자 바둑의 첫 세계정상 정복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제3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가 오는 6일 개막, 여자 바둑 최고수를
가리기 위한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로 3번째를 맞는 보해컵대회는 유일한 세계여자대회여서 주최국인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세계 바둑계가 지대한 관심을 가져온 대회다.

한국경제신문사와 KBS가 주최하고 보해양조가 후원하는 이번대회에는
윤영선 이영신 초단 등 한국기사 6명을 비롯, 중국 일본 등 5개국 총
16명의 기사가 출전해 세계 정상자리를 놓고 반상대결을 벌인다.

10일까지 결승진출자 2명을 결정하고 오는 12월 2-6일 펼쳐지는
결승3번기는 KBS1TV와 PC통신 하이텔로 생중계된다.

대회 최대관심은 한국기사들이 중국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느냐는 것.

지난 2회대회까지는 루이 나이웨이 구단, 펑윈 팔단 등 중국기사들이
각각 정상을 차지, 한국 일본 기사들은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2회대회때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을 바탕으로
"타도 중국"에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주인공으로 윤영선 초단과 이영신 초단 등이 꼽히고 있다.

윤영선 초단은 여류국수전을 3연패하는 등 국내 여류기계를 평정해
중국 아성을 깨뜨릴 수 있는 최대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2회대회때 펑원 팔단에게 패해 우승문턱에서 좌절감을
맛보았던 이영신 초단이 가세해 한국이 중국팀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전력이라는 것이 국내 바둑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한국대표들은 올들어 열린 각종 기전에서 기라성같은
남자기사들을 누르는 등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팀도 무시 못할 변수.

그동안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일본팀은 더이상 "들러리"로
머무를 수 없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에 역대 최강팀을 출전시켰다는 평.

지난 91, 92, 94년 일본 여류학성을 지낸 아오키구키요 육단을
선봉장으로 해서 지난 2회대회때 4강에 진출한 오카다 유미코 사단 등
호화진용으로 편성, 우승도 넘보고 있다.

한편 지난대회까지 중국팀으로 출전한 루이 나이웨이 구단은 이번
대회부터 미국 대표로 출전해 미국이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 대회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 참가 기사 >

<>한국 = 윤영선.이영신.이정원.김민희.윤영민.권효진 초단
<>중국 = 펑윈 팔단, 장쉔 칠단, 예꾸이 오단, 리춘화 오단
<>일본 = 아오키 기쿠요육단, 오카다 유미코사단, 호사카 마유 이단,
치냉 가오리 이단
<>미국 = 루이 나이웨이 구단
<>홍콩 = 칸잉 이단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