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월드챔피언십여자골프대회 첫날 대회장인 일동레이크GC에서
김영일 프로를 만났다.

"여기까지 웬일이냐"고 말을 건넸더니 "미국까지 일부러 가서 봐야
할 대회인데 한국에서 열리고 있으니 안올 수 있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쌍용챌린지에도 출전한 바 있는 그는 "한국과 세계골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했다.

"한마디로 수 (수준)가 틀려요.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멀리 보내고 그린에 올리려는데 급급하지만
그들은 볼을 가지고 놀아요.

우리가 볼에 휘말린다고 하면 그들은 자신의 의도대로 볼을 컨트롤한다는
얘기죠.

그들도 물론 실수는 하지만 퍼팅이 유리한 곳에 딱딱 볼을 가져가는
식의 "의지와 기술"은 우리와 한 차원 다른 골프라는 것이죠"

김프로의 얘기는 골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예시한다.

그 차이는 한국과 세계의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이기도 하다.

골프의 속성은 어떤 골프에서도 같다.

볼에 끌려 다닐 것인가, 아니면 볼을 컨트롤 할 것인가.

오늘 부터의 컬럼은 바로 그같은 관점에서 골프를 풀어 나가자는
의도이다.

거기에는 스윙이라는 기술적 측면도 있을테고 전략적 분석도 있을
것이다.

90을 치건 80을 치건 자신의 스윙, 자신의 골프를 "느끼면서" 치는
골프. 그런 골프가 "컨트롤 골프"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