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바이러스를 조심하라.

B형간염바이러스(HBV)와 함께 간암과 간경변을 일으키는 C형간염바이러스는
에이즈바이러스처럼 매우 빠르게 변형을 일으켜 인간(숙주)에 대한 다양한
항원을 만들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연세대의대 김윤수.오상환교수팀(생화학교실)과 한광협교수
팀(내과)이 C형간염환자들을 대상으로 알파인터페론치료를 실시한후 치료가
안되는 환자로부터 간염바이러스를 분리, 유전자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즉 인터페론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의 변화된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법(염기서열단편을 판박이해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알아본
결과 이들 환자는 치료된 환자보다 바이러스염기서열의 변화가 큰폭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C형간염바이러스가 에이즈바이러스처럼 인체의 혈액속에서
자연발생적인 유전자염기서열의 돌연변이를 통해 끊임없이 다른 항원을
만들어내고 인체면역체계에 대항해 병원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C형간염바이러스환자에게 인터페론치료의
효과유무는 인터페론자체의 치료효과가 있고 없음에 달려있는게 아니라
C형간염바이러스가 자발적으로 변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돌연변이의 정도가 크고 속도가 빠를수록 인터페론치료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환자는 60만명, 간암환자중 B형에 의한 것이
70~80%, C형에 의한 것이 10~15%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C형에 의한 것이 70~80%, B형에 의한 것이 10~15%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일본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B형간염바이러스 예방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도 B형간염에 대한 인식이 확고해져 가고 있어 발병률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제는 C형을 위시한 A D F G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및
간암을 막는 것인데 발병률이나 치명적 위험으로 볼때 C형간염에 대한
예방이 강조되고 있다.

원자력병원 이동순박사(임상병리과)는 "C형 간염은 아직 전파경로가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로 일단 감염되면 만성간염및 간암으로 이행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C형간염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 다양한 항원을 만들뿐만
아니라 면역체계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아주 적은 수를 이뤄 숙주를 단번에
죽이지 않고 반쯤 죽일 정도로 서서히 증식하기 때문에 근절이 어렵다"고
밝혔다.

C형간염은 감염경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예방법도 수혈 조리 식사과정에서
일반적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국한돼있다.

C형간염은 혈액으로 감염되기도 하지만 C형간염환자중 수혈을 받은 사람은
30%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로 보아 혈액감염도 유력한 감염경로는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구감염의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국립보건원에서 지하수와 바다의 조개류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를 검출해냄으로써 지하수와 바닷물을 통해 감염될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박사는 사람은 한번쯤 C형감염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6개월정도 금주한후 검사를 받아야 정확한 검사결과를
기대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C형간염환자는 간암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정기적인 간암검진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