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타헤나는 콜롬비아의 카리브해에 자리잡은 항구 도시이다.

해변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동시에 가진 곳으로 콜롬비아인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도시일 뿐만 아니라 외국 여행객들에게도 상당히 인기가 있는
곳이다.

마약과 마피아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콜롬비아이지만 콜롬비아를 여행한
사람들은 입을 모아 세상 어디에도 콜롬비아 사람들처럼 다정다감한
국민들이 없다고 칭찬한다.

더군다나 콜롬비아는 한국 전쟁 참전 16개국 중 유일한 중남미 참전국으로
피를 나눈 혈맹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나 지역적 특색이 있다.

콜롬비아의 안데스 산지쪽에 자리잡은 도시들에서는 날씨 탓인지 사람들도
조금 차갑다.

하지만 더운 해변으로 내려오면 만나는 모두가 십년지기 친구처럼
여행자들을 대해준다.

더불어 카르타헤나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기 때문에 많은 여행 안내서들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즐기라고 추천하고 있다.

<>.1533년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건설된 카르타헤나는 남미 대륙의
관문으로 부를 축적하여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 결과 해적들의 표적이 되어 여러차례 침입을 받았다.

결국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견고한 요새를 카르타헤나에 구축하게
되었다.

산펠리페 요새는 1639년에 짓기 시작하여 150년이나 되어 완공되었는데
해적들의 방해공작이 집요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요새 밖에 있는 시가지에도 성벽을 둘렀고 카리브해 섬 곳곳의
요지에도 해상 요새를 건축하였다.

드레이크의 공격을 받고 짓기 시작한 시가지 성벽도 해적들이 수시로
공격하였기 때문에 완공하는데 200년이나 걸렸다.

<>.구시가지로 불리는 성벽 안에는 많은 콜로니얼 건물들이 남아 있어
스페인의 한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평지에 네모반듯하게 건설한 중남미의 일반적인 식민도시와는 달리
카르타헤나는 해안선과 내륙의 강을 방어선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길들이
상당히 구불구불하다.

그래서 아기자기함이 더욱 살아나고 원색으로 칠한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그 맛을 더해준다.

밤이 되면 낮 동안에 죽어 있던 신시가지가 살아난다.

해수욕장을 끼고 각종 고급 호텔들이 즐비한 신시가지는 술집과
디스코테크로 불야성을 이룬다.

사적지와 해변이 어우러진 곳이어서 11월이면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수학 여행을 오고 크리스마스에서 부활절 사이에는 가족 단위의 많은
콜롬비아인들이 카르타헤나를 찾는다.

그들도 일상을 벗어났기 때문에 여행이라는 공통주제속에서 콜롬비아인들의
다정다감함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콜롬비아는 살사 쿰비아 바예난도 등 라틴 음악의 뛰어난 가수들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이런 라틴 춤곡들을 통칭하여 콜롬비아에서는 룸바(Rumba)라고
부르며 이런 노래들이 밤새 디스코테크에 울려퍼진다.

콜롬비아의 산간 지역에는 치바(Chiva)라는 트럭을 개조한 교통 수단이
있다.

트럭의 뒤칸에 나무로 좌석을 만들고 위에는 짐을 올리도록 개조한 것이다.

룸바엔치바(Rumba en Chiva)라고 해서 이 치바를 타고 카르타헤나의 룸바
디스코테크를 돌아 다니는 투어가 있을 정도로 카르타헤나의 밤은 화끈하다.

카르타헤나에서 35km 떨어진 외해에 로사리오(Rosario) 제도라는 해상
국립공원이 있다.

25개의 아름다운 섬들이 있으며 몇 개는 부호들의 소유지만 많은 섬들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카리브해의 해변과 섬 위에 만들어진 스페인
요새들을 둘러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투어에 참가해야만 섬에 갈수 있는데 투어는 함께 참가하는 콜롬비아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고속보트로 카리브해의 옥색 바다를 달리는 기분도 짜릿하다.

[[[ 여행정보 ]]]

콜롬비아는 한국과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비자없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한국에서 직항편은 없다.

카르타헤나는 마이애미와 뉴욕에서 직항편이 있다.

로스앤젤레스를 경우하는 경우는 파나마를 거쳐 카르타헤나로 연결되는
비행기 편이 있다.

콜롬비아내 주요 도시에서도 국내선 비행기 편이 연결된다.

수도인 보고타에서는 버스로 22시간이 소요된다.

국제회의가 자주 열리는 곳이라 숙소는 최고급 호텔에서 배낭족 숙소까지
다양하게 있다.

배낭족 숙소는 구시가지 쪽에 몰려있고 중급 이상의 숙소는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신시가지에 많이 있다.

강문근 < 여행가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