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 = 김흥구 특파원 ]]

<>."메이저 불운의 대명사"

그레그 노먼 (41, 호주).

오거스타는 그 "불운의 사나이"에게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허용했다.

관찰자의 시각으로는 "인간인 이상 더 잘칠 수는 없을 것 같은" 완벽
플레이.

그러나 "우승이 아니면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라는 점에서 노먼의
향후 3일이 너무도 길게 느껴진다.

이곳시간 11일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 (파72, 전장 6,925야드)
에서 벌어진 제60회 매스터즈 골프대회는 그레그 노먼의 "100% 골프"였다.

"100%"라는 표현은 코스를 완전히 섭렵했다는 뜻도 되고 노먼 특유의
"몰아치기 골프"가 실로 오랫만에 100% 발휘 됐다는 의미도 된다.

노먼은 이날 보기없이 18홀의 절반인 9개홀 버디를 잡아 86년 대회
3라운드에서 닉 프라이스가 세웠던 코스레코드 63타와 동타를 이뤘다.

노먼은 7,8,9번홀에서의 3연속 버디로 전반을 33타로 마친후 후반
들어서는 12번홀부터 15번홀까지 4연속 버디의 기염을 토했다.

노먼은 이어 17,18번홀도 연속버디로 마무리, 30타를 쳤다.

일단 버디를 잡았다 하면 줄버디로 달아나는 노먼 전성기시절 스타일이
속 시원히 재현된 셈.

노먼의 이날 63타는 매스터즈 60년 역사상 첫라운드 베스트 스코어
이기도 하며 후반 30타는 후반 코스레코드 29타 (92년 마크 캘커베키아)에
1타 뒤지는 호기록이다.

노먼은 18번홀의 7m버디 퍼트를 포함, 대부분의 버디 퍼트가 홀컵
중앙을 갈랐다.

도표에 나타난 것과 같이 노먼의 버디퍼트는 2.7-5.4m의 중거리
였는데 그걸 대부분 잡아 넣었으니 그만큼 퍼팅 컨디션이 좋았다는
얘기.

노먼은 14번홀 (파4,405야드) 버디가 이례적이었다.

스푼 티샷이 훅이 돼 나무밑으로 떨어졌으나 220야드를 남기고
4번아이언으로 낮게 드로를 친 것이 굴러 홀컵 1m에 붙은 것.

기술샷의 승리였던 셈이다.

노먼은 이날 파5홀 4개홀중 3개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매스터즈의 "기록들"은 첫라운드의 "돌출"을 그리 반기지
않는 편.

최근 역사를 보면 지난 80년이후 첫라운드 1위선수가 우승까지 연결된
것은 80년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66타 공동1위때와 84년 벤 크렌쇼의 67타
단독1위때 두번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1라운드 선두가 도중에 무너졌다는 의미가 되는 것.

물론 노먼이 첫날 60대 스코어를 낸 것은 첫 출전한 81년이후 처음이고
그의 매스터즈 최고 스코어인 64타 (88년 최종라운드)도 1타 경신한
"획기적 스코어"이지만 매스터즈의 중압감은 라운드 내내 선두권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노먼 팬들의 입장에서 "반가운 통계"는 우승이 가능한 "스코어의
절대치".

지난해까지 59회 매스터즈 평균 우승 스코어는 280.42타이고 81년부터
95년까지의 평균도 279.53타.

역대 최저타수 우승기록은 4R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65년 잭 니클로스와
76년 레이 플로이드가 공동으로 기록한 바 있다.

결국 평균적으로는 8언더파 정도면 우승이고 아주 잘 쳐야 17언더인데
노먼은 이미 9언더파를 기록하고 있으니 숫자적 가능성은 아주 농후한
편.

단, 이날의 퍼팩트한 날씨를 비롯, 대회기간중 기상조건이 아주 양호할
것이라는 예보로 미루어 보아 우승스코어는 평균치보다 훨씬 좋아야 할 듯.

<>.노먼의 그늘에 약간 가리기는 했지만 필 미켈슨 (25,미국)의 7언더파
65타도 사실 획기적이다.

미켈슨은 이날 버디 8에 보기 1개였다.

닉 팔도의 3언더파 69타도 견실함이 보이고 56세의 잭 니클로스가
2언더파 70타를 친 것도 무척이나 놀랍다.

어떻든 96매스터즈는 이제 겨우 첫날이 끝났을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