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삼성전자가 2차례 연장까지 가는 고전끝에 대학의 강호 경희대를
간신히 꺾었다.

"전자슈터" 김현준의 은퇴로 전력에 구명이 뚫린 삼성전자는 성탄절인
25일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부 경기에서 2차연장전 종료
3초를 남기고 노기석이 첨금의 결승골을 성공시켜 경희대를 93-91로 힘
겹게 물리치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또 시즌 초반 대학돌풍이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는 가운데 한양대가
경기 초반부터 리드하며 현대전자를 68-57로 격파,농구대잔치 처음으로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고 4강후보 SBS는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하의
플레이를 펼치고도 산업은행의 슛난조에 힘입어 73-64로 겨우 이겼다.

대학특유의 힘을 앞세운 돌파력에 속수무책,44-52로 전반을 리드당한
삼성전자는 후반들어 이창수(23득점) 박상관(17득점)등 고참의 투혼으로
간신히 연장돌입에 성공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 받으며 결국 연장 종료 0.3초를
남기고 경희대 김광운의 반칙으로 승리를 눈앞에 두는듯 했으나 윤호영의
자유투 2개가 모두 불발,2차연장에 들어갔다.

삼성은 2차연장들어 박성배와 손규완에게 잇따라 3점슛을 허용,패색이
짙었으나 이창수와 김대의의 연속 골밑돌파로 종료 30초를 남기고 91-91,
동점을 만든 뒤 종료 3초전 노기석이 천금같은 골밑슛을 바구니에 집어
넣어 눈물겨운 승리를 거뒀다.

한편 기아 상무 고려대와 함께 남자부 4강으로 꼽히는 SBS는 확실한
장거리슈터가 없는 산업은행에 시종 고전하다 73-64로 힘겹게 승리했다.

오성식이 상무에서 복귀,팀전력이 강화된 것으로 예상됐던 SBS는 경기
초반 가드 오성식(21득점)의 슛불발과 센터 표필상의 리바운드난조(6개)
로 전반 내내 3~4점차의 리드를 내주는 수모를 거듭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거듭된 자유투불발과 패스미스를 틈타 전반을 34-32,
2점차로 리드한 SBS는 이후 이상범(8점)과 오성식의 3점슛이 모처럼 터지
고 정재근(23득점.12리바운드)의 중앙돌파로 상대수비를 무력화,후반 6분
께 52-36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SBS는 이날 강팀답지 않게 무려 12개의 실책을 범하고 7개의 가로채기를
당한데다 번번히 속공으로 역전의 위기에 몰리는등 공.수전반에 걸쳐 졸
전을 벌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