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대항전이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올해 14회째인 대항전은 "치수고치기(2연승하면 치수조정)"로 현재
5위전까지 치뤄 4승2패로 아마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4승중 2승은 3점치수로 이겨 별 의미가 없다.

양측대표는 아마10강전과 "바둑"지의 인기투표로 선정됐다.

올해는 쟁쟁한 프로가 출전해 아마가 힘이 부칠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제1국은 아마가 승리했지만 예상대로 9,8위전에서 잇따라 패해 치수는
3점이 됐다.

그러나 7,6위전에서 연승해 두점치수로 맞추고 7일 있었던 제5위전에서
김성래5단이 양재호구단을 불계로 꺾어 치수를 내릴(정선+덤5집) 호기를
맞았다.

이번대회 아마의 목표는 두점치수를 벗어나는 것이고 프로는 두점에
묶어두는 것. 아마측이 유리한 입장이지만 목표달성은 쉽지않을 전망이다.

남은 1~4위전 프로측멤버가 다름아닌 4인방이기 때문이다.

먼저 서봉수와 난전을 치뤄야하고 다음은 설명이 필요없는 이창호. 이어
유창혁의 화려한 공격이 대기하고 마지막으로 접바둑의 황제 조훈현의
예봉을 막아야된다.

프로-아마대항전은 "배우는 자세""좋은 바둑"을 강조하며 77년에 막이
올랐다.

김인팔단(당시)은 이정옥5단과 대국에서 "자네 긴장말고 침착하게 두게"
라며 초읽기에 몰린 이5단을 다독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앞에 시종 무심할수 있다면 공자님 경지.인지상정으로는
어렵다.

대항전이 5대5로 끝나자 양측 모두 아쉬워했다.

대항전후 죄담회에서 다시 대국하면 자기들이 이길 것이라며 은근한
설전을 벌였다.

2회,3회 대회는 프로가 각각 5승1무4패,6승4패로 이겼다.

계속 2점접바둑이었으므로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2점에서 3점사이라는
평가가 자리잡을 무렵 3회에서 아마가 7승3패로 완승,논란은 계속됐다.

이후 승부를 주고 받다가 85년의 9회와 86년의 10회는 치수고치기를
시도했다.

결과는 2점으로 끝났다.

그러나 아마는 두점치수의 5판에서 4승,선으로 둔 5판에서 4패1빅을
거둬 두점에는 남고 선에는 모자란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11회때는 두점바둑으로 되돌아가 아마가 9승1패로 대승했다.

이에 12회에는 다시 치수고치기로 격돌해 정선치수로 마감,아마의
주가를 확인했다.

이후 아마10강전폐지로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해 13회대회가 열렸다.

이때는 세계를 제패한 프로의 위세에 눌려 선에서 시작,2점치수로
마무리됐다.

따라서 이번대회는 아마의 설욕전.예전에는 프로가 체면을 깎이지
않으려 부심했으나 이제 아마가 자존심을 상하지 않으려고 고민하는
형세가 됐다.

선전하고 있는 아마가 4인방을 상대로 치수를 줄일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까지 아마의 총전적은 66승61패3빅.이중 3점치수에서 4승1빅,
정선에는 2승12패1빅을 기록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