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골프 환경"은 최근들어 너무도 급속히 변하고 있다.

"높으신 곳"의 골프시각이 아무리 부정적이고 관으로 부터의 규정이
비협조적이라도 이 땅에 휘몰아 치는 "골프열풍"은 제어불능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급변하는 골프풍속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골프연습장은 밤12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밤 10시30분쯤 가도 자리가 없다.

자리가 없는것 뿐만 아니라 그 시간에도 40~50분은 기다려야 겨우
한 타석을 차지 할수 있다.

이때문에 심지어는 24시간 영업의 연습장까지 등장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국민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골프를 왜 한쪽에서는
나쁘게만 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체내부에서의 골프인식도 180도 전환됐다.

3~4년전까지만 해도 임원아니면 골프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 풍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부장급은 물론 과장들의 골프도 이제는 떳떳하다.

사실 떳떳한데서 한술 더 떠 요즘엔 평사원들이 골프동아리까지
결성한다.

삼성그룹같은 곳에서는 회사측에서 경비까지 골프동아리에 지원해
준다.

회사원의 "평일골프"도 이유와 명분이 명확하면 얼마든지 "OK"인
것이 최근 흐름이다.

"골프가 일과 연관된다"는 인식이 이제 보편화 됐다는 얘기다.

심지어 모그룹에서는 "골프 못치면 임원될 생각말라"는 강제성
권유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골프열풍은 당연히 골프와 관련된 그 "모든 것"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대회를 창설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매스컴에서의 골프보도도 예전에
비해 그 횟수와 양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스포츠면의 한구석을 "차지할까, 말까" 했던 골프대회보도는 이제
"필수적 지면확보"로 변한 양상이고 올들어 방송사들도 골프중계에
부쩍 적극성을 띠고 있다.

현 정부출범이래 골프대회에 관한한 고개를 가로 젓기만 했던
KBS 조차 28일밤 팬텀오픈 녹화중계를 계기로 골프에 다시 눈을
돌렸고 이번주 열리는 아스트라컵 KPGA 선수권대회는 2개방송사가
서로 중계하겠다고 나서는 "경쟁양상"까지 보였다.

독자와 시청자가 있으니 "어쩔수 없이" 골프가 관심종목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셈이다.

프로의 세계도 예외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은 이제 골프의 그 어마어마한 "장래성"을 인식,
레슨 아닌 연습으로 대회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최근들어 최경주, 강욱순의 우승이 바로 젊은 선수들의 태도변화를
입증한다.

프로들의 그같은 경쟁성 향상은 이땅의 골프열기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처럼 "골프의 전부"가 변하고 있으니 골프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나 골퍼, 그리고 골프장의 태도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입장에선 최소한 골프를 사치성으로 보는 70년대의 잣대는
사라져야 한다.

골프에 미쳐 돌아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그렇게" 늘고 있으며 심야의
연습장조차 만원사례인데도 골프를 일부만의 사치성 운동으로 매도키는
어렵다.

골퍼들은 만인의 적인 슬로플레이부터 하지 말아야 하고 골프장은
"깨끗한 운영"으로 눈총받는 일을 없애야 한다.

골프가 변하는 이 호기에 그 모두가 "정책의 X"로 골프를 바르게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