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88CC서코스에서 끝난 제14회 팬텀오픈은 근래 보기드문
"명승부"이자,미래의 한국골프를 위한 "해피엔딩"이었다.

객관적 결과는 신예 최경주(25.반도골프)가 4라운드동안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합계 8언더파 280타(67-71-69-73)의 우승.

2위는 최종라운드에서 선두 최를 6타나 따라 잡은 박남신(37.팬텀)으로
스코어는 6언더파 282타(71-73-71-67)였다.

독자들은 "4라운드 내내 선두유지후 우승이 무슨 명승부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신세대프로로서 생애 첫승의 부담이 깊은 최의 입장을 감안하고
거기에 절박하게 재기를 노리는 베테랑의 맹추격이 어우러 졌다면
이 보다 더 의미있는 승부가 어디 있겠는가.

<>.1년여의 출장정지끝에 금년시즌을 맞은 박남신은 최종일에 무보기에
5개의 버디(그중 4개는 후반획득)를 잡아 67타를 쳤다.

선두 최는 1오버파 73타. 대부분 대회에서 최종일의 "6타복구"는 승부를
뒤집을수 있는 스코어. 그러나 뒤집기에는 3라운드까지의 8타격차가
커도 너무 컸다.

그 8타의 격차가 바로 최의 승운. 그 승운은 1라운드에서 20m이글칩샷,
2라운드에서의 160m홀인원, 그리고 3라운드에서의 50m이글칩샷으로
벌어들인 "6언더"에 결정적으로 기인했다.

아무리 골프의 변수가 많다 하더라도 3일연속 "이글"은 우승운세로
봐야한다.

이밖에 88CC서코스의 17번홀(325m)이 큰 함정이 없는 짧은 파4홀이고
18번홀도 부담없는 파5홀이란 점도 막바지 "변형"을 예방하며 최에게
유리하게 작용한것 같다.

1라운드 71타후 3시간동안이나 퍼팅연습을 하는등 집념을 보인
박은 비록 우승까지는 다다르지 못했지만 최종라운드 67타의 2위가
"속죄의 재기"와 "자신감의 회복"을 모두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회는 실로 오랫만에 "유망주"가 출현했고 베테랑의
재기까지 증명됐으니 명승부에 해피엔딩 아닌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