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약20배정도 크기인 벤쿠버섬은 북미의 태평양 연안에서 가장 큰
섬이다.

섬의 서해안은 굴곡이 심한 피요르드해안이고 동해안은 완만한 해변으로
되어 있다.

기후는 매우 온난하고 강우량이 많아 울창한 삼림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 벤쿠버섬의 관광지중 잘 알려지지 않은 서쪽 해안에 위치한 황량한
자연의 절경 "퍼시픽 림 국립공원"을 소개한다.

거센 파도에 의해 형성된 기암 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퍼시픽 림 공원은
캐나다 최초의 국립 해양공원.

포드 렌프류에서 토피노까지 태평양 연안을 따라 약130km에 걸쳐 있다.

아직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은 이곳은 식물과 동물의
보금자리라할 만큼 천혜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 되어있는 곳으로 진정한
휴식을 즐길수 있다.

그곳으로 가기 이해 벤쿠버에서 배를 타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
나나이모인데 이곳에서는 매년 7월중순에 성대하게 펼쳐지는 목욕통경주는
나나이모 최대의 이벤트.

욕조 모양의 배에 모터를 달아 벤쿠버까지 약50km에 이르는 거리를 달리는
수상경주로 정말 흥미만점의 볼거리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서쪽으로 가면 포트 알버니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레이디 로즈를 타고 "브로큰 그룹 아일랜드"를 유람할수도 있고, 천당과
지옥이 공존하는 하이킹코스인 "웨스트코스트트레일"의 시작점인 뱀필드로
갈수도 있다.

이 하이킹코스는 포트 팬프류와 빔필드사이의 울창한 수림과 거칠은
해안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코스는 무릎까지 빠지는 진흙길과 미끄러운 통나무들이 널려 있지만
조심만 한다면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면 해변에 텐트를 치고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수도 있다.

바다로 흘러드는 개천이나 강에서 얻을수 있으나 가능한한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운이 좋으면 바다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고래를 볼수도 있다.

주의할점은 야생동물이 있으므로 잘때는 반드시 음식을 나무에 매달아
두어야 한다.

전장 77km의 이 코스는 중간에 빠져 나가는 곳이 없어 끝까지 가거나
원점으로 되돌아갈수 밖에 없고, 보통 60%정도만이 완주할 정도로 힘들다.

그러나 힘든곳은 손으로 움직이는 케이블카나 사다리 서스팬손 브릿지등이
설치되어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모험심을 발휘해 볼수있는 최상의
장소라고 할수있어 자연의 경이로뭉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자연훼손을 우려한 관리공단에서는 연간 8,000명만 받아 허가하고
있다.

일주하는데는 보통 일주일정도 걸린다.

세계 3대 트렉킹코스의 하나인 이곳보다 조용한 해변을 찾는 분들은 태초의
바다와 같은 "롱비치"를 가보면 된다.

모래와 바위로 이루어진 11km의 거친 해안선의 하얀백사장에는 인간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듯, 황량한 기운마저 감돈다.

이곳엔 오직 끝없이 밀려오는 거센 파도와 그 파도에 부서지는 바위 그리고
파도에 의해 수없이 해안에 밀려와 쌓이는 유목만이 있을 뿐이다.

해안에는 2군데의 캠프장과 피크닉 장소 그리고 태평양을 바라보며 마음껏
휘둘러 볼수있는 골프코스가 있다.

북쪽에 있는 "레이다힐" 전망대에서는 수평선 저 멀리까지 펼쳐지는 장관을
조망할수 있다.

운이 좋으면 롱비치 근해에서 태평양을 남하하는 고래를 볼수 있으며,
파도가 높지 않아 서핑과 수영을 즐기기에도 좋다.

롱비치의 북쪽에 있는 "토피노"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조그만한 어촌.

여름에는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겨울에는 인구 1,0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마을이다.

퍼시픽 림 국립공원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는 토피노는 자동차로 갈수 있다.

이곳은 남하하는 고래를 볼수 있는 곳으로 매일 수차례씩 배들이 관광객들
을 싣고 바다로 나간다.

고래들이 지나는 길목에 배를 세우고 기다리면 어느틈엔가 관광객들이
바라보고 있는 반대편으로 고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곤한다.

돌고래처럼 생긴 킬러고래는 눈에 잘 띄지만 덩치가 큰 곰보인 회색고래는
만만치가 않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갑자기 그 진하던 바다가 옅은 코발트색으로
바뀌면서 서서히 회색고래가 등장하고 관광객들이 카메라에 그들의 모습을
담기도 전에 꼬리 지느러미를 하늘로 치속으며 잠수를 한다.

토피노 시내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인디안 예술가인 로이 핸리
비커의 신비스러울정도로 아름다운 그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독수리집
화랑"이 있다.

이 미술관은 전통적인 서해안 인디안 집을 본따서 건물 내외를 통나무를
이용하여 토템플로 지었다.

실내에 들어가면 시너나무의 은은한 향기와 조명 그리고 로이가 직접 고른
음악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을 인디언의 세계로 끌고 간다.

특히 벤쿠버의 그로스마운틴에 있는 "하늘의 극장"에서 그의 일세기를
그린 특수효과를 이용한 거대한 화면의 영화를 본후 라면 더할 나위없이
그의 작품세계에 빠져들게 될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없더라도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은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지상의 낙원 "온천계곡"이다.

토피노에서 배를 타고 북쪽에 있는 그곳에 가면 자연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노천온천에서 아담과 이브처럼 자연과 하나가 되어 온천욕을 즐기면서
속세에서의 모든 것을 잊어버릴수 있다.

또한 인디안들의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머리가 하얀 독수리(대머리독수리)
들의 시식처이기도 해 구경거리가 많다.

하지만 하루에 한번밖에 배가 운항하지 않으므로 일정조정을 잘 해야 한다.

<>.교통및 숙식정보 = 벤쿠버에서 벤쿠버섬의 나나이모로 가는 페리는
벤쿠버에서 북쪽으로 약40분거리에 위치한 호슈베이에서 출발한다.

평상시에는 2시간마다 출항하지만 여행시즌인 여름에만 1시간간격으로
운항하며 나나이모까지 1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

이곳에서 장거리버스를 타고 1시간30분정도 달리면 포트알버니에 도착한다.

이곳이 퍼시픽 림 국립공원으로 가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우클레흐트와
롱비치를 지나 토리노까지는 2시간40분이 소요된다.

그리고 자동차로 가기 힘든 웨스트코스트트레일이나 바다위의 아름다운
섬들인 "브로큰 그룹 아일랜드"에 가려면 포트알바니에서 레이디로즈라는
배를 이용한다.

깊고 푸른 물살을 헤치며 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찬 산맥사이로 빠져나가는
배위에서 운이 좋으면 킬러및 회색고래와 바다표범도 볼수 있으며, 아름다운
버클리해협의 경치도 만끽할수 있다.

토피노는 어촌 마을이기는 하지만 벤쿠버섬에서 유명한 관광지라 장급
수준의 호텔들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B&B라는 영국식 민박도 잘되어 있어 잘만 선택하면 특급호텔보다 더 좋은
사실에서 쉴수도 있다.

또한 캠프장들이 관광객이 붐비는 곳마다 있어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싶은
분이나 배낭여행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어촌이라 신선한 생선요리를 마음껏 즐길수 있으며, 직접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해서 요리를 해먹는 그 맛은 최상이다.

롱비치에는 3,149야드거리의 9홀 골프장이 있는데 태평양을 바라보며 치는
골프는 속세의 모든 것을 잊게 해준다.

황규만 < 여행전문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