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남녀팀이 노장 유남규(동아증권)
박경애(대한항공)의 투혼으로 동반 4강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남자팀은 6일 중국 천진체육관에서 계속된 대회 5일째 단체전 8강전에
서 A조 2위로 올라온 벨기에를 3시간여의 접전끝에 3-2로 격파, 69년 뮌헨
대회 4위 이후 26년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4강진입에 성공했다.

B조 1위로 8강에 오른 여자팀은 박경애(대한항공)의 결정적인 수훈으로 A조
3위 스웨덴을 3-1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남자팀은 7일 오전 11시30분 중국과,여자팀은 6일 오후 8시(이하 한국
시간)준결승에서 홍콩과 맞붙어 결승진출을 노린다.

남자팀은 세계랭킹 5위의 주전 김택수(대우증권)가 피터 세이브에 경직된
플레이끝에 1-2(13-21 21-14 16-21)로 져 불리한 상황에 몰렸으나 2번째
단식에서 28세의 노장 유남규가 세계랭킹 1위의 장 미셸 세이브를 2-0
(21-15 21-12)으로 이겨 1-1로 균형을 이뤘다.

한국은 3번단식에서 나선 이철승(제일합섬)이 포드핀카를 2-0(21-18 25-23)
으로 이겨 종합점수 2-1로 앞섰으나 김택수가 또다시 장 미셸 세이브에 0-2
(13-21 17-21)로 완패해 2-2의 추격을 허용, 4강탈락의 징크스가 되살아나는
듯했다.

마지막 단식에 나선 유남규는 피터 세이브와 한세트씩을 주고받은 뒤
마지막 세트에서도 11-14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상대 서비스때
재치있는 리시브 5개로 5점을 내리 따내 16-14로 역전에 성공했고
16-15에서 결정적인 에지볼(탁구대 가장자리에 맞는볼)의 행운까지
겹쳐 21-16으로 이겼다.

여자팀은 류지혜(제일모직)가 스웨덴의 오사 스벤손에 첫단식을 0-2로
내줬으나 전날 홍콩전에서 차이포와, 찬탄루이를 꺾어 기세가 오른
박경애(대한항공)가 2번단식에서 "94유럽챔피언 마리 스벤손을 꺾은
뒤 상승세를 회복, 3-1로 완승했다.

한편 남자단체전 4강은 스웨덴-프랑스, 한국-중국의 대결로, 여자 4강은
중국-루마니아, 홍콩-한국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