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랑데뷰 홀인원"이 터져 나왔다.

한 골프장에서 거의 동시에 홀인원이 기록됐고 그중 하나는 원바운드로
깃발을 맞고 그대로 떨어져 들어가는 극히 보기 드문 해프닝이었다.

무대는 24일 오전 11께 안양CC.10시 12분에 티오프한 안병규씨(57.거상건설
대표)는 11시쯤 4번홀(파3.레귤러티 140m)에 이르렀다.

안씨는 7번아이언으로 회심의 일타를 날려 투바운드로 볼이 그대로 굴러
들어가는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거의 같은 시각.

인코스로 10시 24분에 티오프 한 신원식씨(67.기아자동차 상임고문)도 역시
네번째홀인 13번홀(파3.153m)에 도착했다.

신씨 일행은 3명이었기 때문에 티오프시간은 늦었지만 플레이가 빨랐다.

신씨는 "나이가 있는지라" 우드 4번을 잡았다.

볼은 얼어 붙은 그린을 맞고 크게 튀었다.

아마 그대로 나갔으면 그린 뒤로 사라졌을 정도.

그러나 볼은 원바운드로 펄럭이는 깃발을 맞았고 그 볼은 묘하게도 홀컵속
으로 수직 강하했다.

구력 30년만의 첫 홀인원이었다.

신씨는 이날 전 국회의원이자 공군참모총장이었던 옥만호씨와 함께
라운드중이었다.

하루에 두개의 홀인원이 터진것은 지난 68년 안양CC개장이래 이번이 처음.

물론 금년도 첫 홀인원으로 그게 거의 같은 시각 기록되는 "랑데뷰
홀인원"이었던 셈이다.

안양CC는 이들 주인공에게 기념품과 상패를 주며 경사를 축하했다.

(김흥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