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바둑대회와 술.

이 함수관계를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

왜 보해양조(주)는 거액을 들여 이번대회를 후원하고 있을까.

세계여자바둑대회를 치러봐야 중국의 독무대가 될수밖에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러나 성장가능성이 큰 한국의 10대여류프로기사들은 세계최강인 중국과
큰 기전을 자주 치러야 비약적인 기량향상이 가능케 된다.

이번대회는 이같은 바둑적의미에 중국시장진출을 노리는 보해양조(주)의
사업계획이 맞물린 것.

순한 술 "매취순"을 주력상품으로 하는 보해는 최근 알콜농도가 낮은
산소소주 "시티소주"를 신제품으로 내놓았고 일본에도 "비단"이라는 상표로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 보해는 중국시장에도 2~3년내에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은 고량주등 증류주를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생활향상에 따라
도수가 낮고 고급화된 술을 선호하는 추세.

따라서 리큐르로 분류되는 고급술 "매취순"과 저알콜산소소주 "시티소주"는
중국시장에서 성공적인 히트상품이 될수 있다게 보해양조(주)의 판단이다.

보해양조(주)측에 따르면 현재 연간750만병을 생산하고 있는 "매취순"은
생산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오는 96년에는 연간1,500만병으로 생산을
늘릴 예정.

결국 보해컵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는 당장은 상금을 중국선수들이
독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바둑팬이 무한한 중국시장진출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