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윤기를 머금고서 가녀린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안은 여인네의
머릿결은 건강미는 물론 은근한 성적 매력까지 느끼게 한다.

또 남성들은 머리가 벗겨진 부분을 앞뒤로 구분하여 정력과의 함수관계를
따지곤 한다.

이런 것들은 머리카락이 비단 두부를 외상으로부터 일차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전신의 건강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인간의 체모가 점차 퇴화되어 왔음에도 인체에는 여전히 머리카락을 비롯한
대략 4종의 모발이 자리잡고 있다.

모발의 대표격인 10만여개의 머리카락은 1년에 약 13cm 가량 자라는데
6년정도 붙어 있다가 떨어지면 다시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발의 색깔은 모피질에 함유된 멜라닌(melanin)색소의 양에 따라 결정
되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멜라닌의 생산이 감소하게 되면 노화의
대명사인 백발을 띠게 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코밑과 턱, 겨드랑이, 음부등에서 자라나는 2차성징
(성집)으로서의 털들은 성호르몬의 분비에 의한 것인데 머리가 벗겨지는
속칭 대머리가 남성에게 많은 까닭도 호르몬의 작용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신주발" "발자혈지여"라 하였으니 인체정혈의 성쇠를
나타내주는 모발은 신이 주관한다고 보았다.

이런 까닭에 모발의 운명은 자연신기에 의해 좌우되니 신기가 성실해지는
7~8세께에 급속히 자라던 모발은 신기가 쇠약해지는 35~40세께부터는 윤기를
잃어 쉬 탈락되고 42~48세께에는 희게 변색된다고 하였다.

한편 모발은 그 분포되는 영역에 따라 두발(머리카락) 액발(액모) 곡발
(음모) 수발(수염)의 네가지로 구분되는데 두발을 제외한 2차 성징으로서의
나머지 3종 모발은 천계(14~16세께에 신기가 충만해져 생식이 가능해지는
시기)가 이르고서 생겨남을 볼때 전신의 모발은 신기의 허실을 반영함이
확실하다고 볼수 있다.

머리카락이 유난히도 많이 빠지거나 윤기가 없어 푸석푸석한 느낌을
자주 갖는 사람은 헤어무스등의 겉치레보다는 모발의 원천이 되는 신기를
보하는 것이 "목타는 대지의 단비"와도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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